미국의 30대 남성 우버 기사가 10대 여성 승객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31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윌멧에 사는 그랜트 넬슨(34)이 전날 새벽 3시20분께 자택 인근 링컨우드 주택가 도로변에서 흉기에 여러차례 찔린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30여 분 만에 사망했다.
야간 우버 영업 중 살해된 그랜트 넬슨(좌)과 용의자 엘리자 와스니. (사진=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캡쳐/연합뉴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 인근 건물 뒤에 숨어있던 용의자 엘리자 와스니(16)를 체포했으며, 검찰은 와스니를 성인에 준하는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경찰은 넬슨이 우버 서비스 요청을 받고 집을 나섰으며, 와스니를 태우고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즈음 흉기 공격을 받았다면서 "넬슨의 비명을 듣고 놀란 주민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현장에는 넬슨이 우버 영업에 이용한 승용차가 세워져있었고, 차 외부에 혈흔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넬슨은 숨지기 전 경찰에 "여성 승객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와스니는 체포 당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2종의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함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CBS방송은 "와스니는 사건 당일 밤 우버를 3차례 이용했다"며 "2번째 이용시 기차역에서 월마트로 가서 2종의 칼을 훔쳤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와스니와 넬슨은 서로 알지 못하는 사이"라며 "무작위로 선택된 피해자"라고 추정했다.
지인들은 넬슨에 대해 "레스토랑 웨이터로 일하면서 주로 야간에 우버 운전을 했다. 성실하고 조용하며 웃음 많은 사람"이라며 "야간 우버 운전이 위험하다는 말을 종종했다"고 전했다.
우버 대변인은 "경찰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협조하고 있다"면서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우버 약관상, 최소 만 18세가 되어야 탑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며 "'이 조항을 어떻게 제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버 측은 답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건 발생지 링컨우드는 한인 인구가 많은 중산층 거주지역으로 경찰은 "2006년 이래 이 지역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