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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나무를 아시나요'…역대 대통령이 선택한 나무는?

April 3, 2016 - 16:53 By KH디지털1
역대 대통령은 식목일에 어떤 나무를 심었을까?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박정희~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 7명이 심은 나무가 자라고 있다.

'대통령 나무'로 불리는 이들 나무를 보면 대통령의 성품과 재임 기간 중점을 둔 국정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오는 5일 식목일을 앞두고 대통령 나무를 짚어봤다.

(연합)
◇ 박정희 대통령 '은행나무'

고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 식목일에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국립수목원(당시 광릉시험림)에 14년생 은행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은행나무는 '공손수(公孫樹)'로도 불린다. 나무를 심은 뒤 80∼150년 뒤에야 열매를 맺고 풍성해져 손자와 그 후대를 위해 심는 나무라는 의미다.

이 나무는 높이 14m, 직경 34㎝의 거목으로 자라 늦은 가을까지 노란 단풍을 뽐낸다.

당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황폐한 산지를 하루빨리 복구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은행나무와 함께 광릉숲 1.5㏊에 전나무와 잣나무를 조림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조림사업이 전개되면서 일제의 수탈과 6·25전쟁 등으로 황폐화했던 국토가 울창한 숲으로 변하는 계기가 됐다.

◇ 전두환 대통령 '독일가문비'

전두환 대통령은 1980년 11월 첫째 토요일로 지정된 육림의 날에 30년생 독일가문비(소나무과)를, 1987년에는 25년생 반송을 각각 심었다.

검푸른 독일가문비는 우뚝 솟은 모습이 군인의 위용을 닮았다.

식재될 당시 높이가 10m에 달해 크레인이 동원됐으며 뿌리를 얕게 내리는 특성이 있어 대형 칸막이를 치고 세심히 관리하는 등 수목원 직원들이 긴장했다는 일화가 있다.

전 대통령은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가꿔 큰 나무로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식목일이 아닌 육림의 날에 기념식수를 했다.

◇ 노태우 대통령 '분비나무'

노태우 대통령은 1989년 식목일에 20년생 분비나무(소나무과)를 심었다. 우량 목재 생산과 다양한 용도의 목재를 생산할 수 있는 신품종의 육성을 강조했다.

분비나무는 한라산과 지리산 등 높은 산 정상 부근에서 자라 청초하면서 단정한 느낌을 주지만 대기오염에 약한 것이 단점이다.

1992년 식목일에는 그동안 국토녹화에 힘쓴 국민의 노고에 보답하고자 국토녹화기념탑을 세우면서 30년생 무궁화 한 그루를 심었다. 그러나 이 무궁화는 현재 생육 상태가 좋지 않다.

수목원 관계자는 "무궁화가 통상 30∼40년 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심은 무궁화는 수명을 거의 다한 것"이라고 전했다.

◇ 김영삼 대통령 '반송'

고 김영삼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많은 나무를 심었다. 땅파기를 가장 잘했던 대통령으로 수목원 직원들은 기억하고 있다.

1994년 식목일에 27년생 반송 한그루를 심었다. 반송은 독일가문비와 분비나무처럼 위로 뻗지 않고 줄기 밑동에서 굵은 가지가 10∼30 갈래로 퍼져 나와 우산 모양을 한다.

3년 뒤인 1997년에는 5년생 전나무와 잣나무를 기념식수했다.

특히 잣나무는 목재와 잣 종자를 생산하고자 심는 대표적인 경제 수종이다. 심재부(줄기가 생성된 지 오래돼 매우 단단해진 속 부분)가 담홍색으로 아름다워 '홍송'이라고도 부르며 예부터 관을 만드는 나무고 귀하게 여겼다.

◇ 김대중 대통령 '금강송'

2002년은 유엔(UN)이 정한 '세계 산의 해'였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그해 식목일 국민의 마음을 담은 '산림헌장'을 새긴 비석을 제막하면서 이희호 여사와 함께 강원도 평창에서 가져온 17년생 금강소나무(금강송)를 심었다.

금강송은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사용될 정도로 소나무 가운데 우량 품종이다.

강원도 금강산에서 경북도 조령으로 이어지는 종관산맥 가운데 특히 계곡 부위의 토양 수분 조건이 좋고 비옥한 지역에서 잘 자란다.

금강송과 함께 기념 조림된 상수리나무도 잘 자라 현재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 노무현 대통령 '주목(朱木)'

고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를 9개월가량 앞둔 2007년 5월 권양숙 여사와 함께 28년 된 높이 3.5m짜리 주목 한그루를 심었다.

평소 산림관리와 임업 발전, 나무 등 식물에 관심이 많고 전문가 수준으로 알려져 식목일과 관계없이 국립수목원을 방문해 주목을 심었다.

수목원 관계자는 "당시 노 대통령은 수목원을 돌아보며 어릴 때 고향에서 봤던 야생화와 보리수 열매, 고시공부 할 때 대나무숲 주변에서 본 병꽃나무 등 주변의 소박한 풀과 나물 등에 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고 전했다.

이날 심은 나무는 1년가량 생육이 더뎌 수목원을 당황케 했으나 그 뒤로 회복돼 검푸른 잎과 원추형의 독특한 모양으로 자라는 등 왕성하게 성장하고 있다.

◇ 이명박 대통령 '금빛노을'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식목일에 맞춰 황금색 주목을 기념식수했다. 1985년 씨를 뿌려 자란 이 주목은 2009년 6월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에 '금빛노을'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신품종이다.

수목원 관계자는 "금빛노을은 수목원 인근 주민이 기증한 나무로, 이 대통령이 공약한 '경제 대통령' 이미지와 어울리는 수종"이라고 설명했다.

금빛노을은 2억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 고부가가치가 있는 나무다. 당시 식목일 기념식수를 통해 어미나무(母樹)를 수목원에 보존할 수 있게 됐다.

◇ 박근혜 대통령 '구상나무'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3년 식목일 특산식물인 30년생 구상나무(소나무과)를 심었다.

이 나무는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수종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 높은 산에서 자란다.

잎의 끝이 둥글고 가운데가 살짝 파여 있으며 열매가 다른 소나무과와 달리 하늘을 향해 솟은 모양이 특징이다.

열매 중 검푸른 색상은 정열과 힘이 용솟음치는 기상을 상징해 기념식수로, 또 잎이 부드러워 크리스마스트리용으로도 인기 있는 수종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