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7살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해 장기간 냉장고에 유기한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의 어머니가 출소 후 조리사 자격증을 따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재판에서 살인죄가 인정될 경우 최고 사형까지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태도라는 지적이 나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살인 및 사체훼손·유기·은닉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해자 A(2012년 사망 당시 7세)군의 어머니 B(33)씨와 아버지 C(33)씨는 이달 14일 오전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B씨는 첫 심리기일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A4 3장짜리 피고인 의견서에서 '나중에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 식당을 운영하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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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 검찰의 공소사실 인정 여부, 가족관계, 장·단점, 향후 계획 등을 피고인이 작성해 재판부에 제출하는 서류다.
B씨는 또 "웬만하면 참고 넘기는 성격"이라며 "남편에게 의존하며 살았고 무서워 그가 하자는 대로 했다"고 썼다.
남편 C씨는 ''욱'하는 성격이지만 남의 말을 잘 귀담아듣는 편'이라고 자신의 장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 항목에서는 '모두 인정'을 체크했다. B씨는 최근까지 구치소에서 6차례 반성문을 써 법원에 제출하기도 했다. C씨도 9차례나 반성문을 썼다.
그러나 이들의 국선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16㎏에 불과한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한 법조계 관계자는 6일 "사형 등 중형이 예상되는 피고인들은 보통 의견서의 향후 계획에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거나 '선처해 주면 이웃들을 돌보며 살겠다'라는 내용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중형이 불가피해 보이는 B씨가 솔직한 바람을 말한 것일 수도 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남편 C씨는 2012년 10월 말 부천에 있는 전 주거지 욕실에서 당시 16㎏가량인 아들 A군을 실신할 정도로 때려 며칠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과거 몇 차례 폭행 외 아들이 사망하기 직전 때린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병원에 가야 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2012년 11월 3일 아들이 숨지자 다음 날까지 시신 처리를 고민하다가 11월 5∼6일 3차례 대형마트에서 시신훼손에 사용할 흉기와 둔기 등 다양한 도구를 구입했다.
B씨는 시신 냄새를 없애기 위해 마트에서 청국장까지 산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