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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 단속 한달만에 61명 구속…가해자 절반이 20~30대

March 6, 2016 - 10:45 By KH디지털1

이혼남 A(54)씨는 애인 B(42·여)씨가 말을 듣지 않으면 종종 난폭한 행동을 했다. 집에 감금하거나 신체 사진을 퍼뜨리겠다고 협박했다. 흉기를 들이댄 적도 있었다.

올 1월에도 피해를 겪은 B씨는 견디다 못해 경찰을 찾아갔다. 강력팀의 여성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연인 간 폭력'으로 의심하고 전에도 그런 일이 없었는지 물었다. B씨는 최근 1년간 겪은 일을 모두 털어놨고, A씨는 구속됐다.

경찰청은 이러한 연인 간 폭력(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 기간을 올 2월 초부터 한 달간 운영해 전국에서 신고 1천279건을 접수, 가해자 868명을 입건하고 61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Yonhap)

가해자의 연령대는 20∼30대가 58.3%, 40∼50대가 35.6%였다. 전과자가 58.9%로 반수를 넘었고, 전체 가해자 중 전과 9범 이상이 11.9%에 달했다.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92%)이었으나 남성(4.1%)도 있었다. 쌍방 폭행도 있었다. 피해 유형은 폭행·상해(61.9%)가 많았으며 감금·협박(17.4%), 성폭력(5.4%) 등 순이었다. 살인과 살인미수도 1건씩 발생했다.

경찰은 데이트 폭력 피해자 대다수가 약자인 여성이고 재범률이 높은데도 피해자들이 개인 간 문제로 여기고 신고를 꺼려 문제가 커진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신고를 독려하는 홍보를 하면서 전국 경찰서에 상담 전문 여경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를 맡겼다.

아울러 '현재 교제 중' 관계뿐 아니라 결별을 통보한 상대에게 저지르는 보복성 범죄, 스토킹 등도 데이트 폭력 범주에 포함해 가해자 처벌뿐 아니라 재범 방지와 피해자 보호에도 주력했다.

접수된 사건 피해자에게는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112 신고되는 '스마트 워치(시계)'를 지급하고 심리상담 요원을 연결시키거나 신변보호 조치했다. 가해자에게는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구두나 서면으로 강력히 경고했다.

경찰은 데이트 상대방의 전과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판 '클레어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클레어법은 2009년 클레어 우드라는 영국 여성이 인터넷 연애사이트에서 만난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이후 제정됐다. 이 남성은 과거 자신의 연인을 폭행하고 학대한 전과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 신고기간 이후에도 피해자 보호를 중심으로 계속 TF를 운영한다"며 "데이트 폭력이 강력범죄로 악화하지 않도록 사건 발생 초기 피해자나 주변인들이 적극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