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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미국 공장 올 스톱

Jan. 30, 2014 - 09:56 By 신용배

조지아주 1∼6㎝ 눈에 '비상사태' 선포…피해 속출

연중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미국 조지아주에 모처럼 눈이 내려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Yonhap)
조지아 주정부는 29일(현지시간) 전날 오후에 내린 눈으로 도로가 얼어붙자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에서 10번째로 인구가 많은 조지아주의 수도인 애틀랜타에선 대부분 도로가 통제됐고 각급 학교가 이틀째 휴교했다. 조지아주는 애틀랜타 6㎝ 등 곳에 따라 1㎝~6㎝의 적설을 기록했다.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기아차 조지아 공장은 28일 오후부터 이틀째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막대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정부와 경찰은 기아차를 비롯한 현지 모든 공장과 업체에 "사고가 나더라도 경찰이 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도로에 나오지 마라"고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자체가 제설작업은 하지 않고 도로에 내린 눈이 녹기만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한국은 눈이 온다고 하면 미리 염화칼슘을 뿌리는데 이곳은 제설개념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에 진출한 다른 한국 기업들도 도시기능이 마비됨에 따라 근무체제를 재택근무로 전환한 채 눈이 녹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 기업체 간부는 "남부에는 싸락눈도 천재지변이라고 하길래 웃어넘겼지만 이제야 그 위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에선 접촉사고가 속출해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대부분 운전자가 빙판길 운전에 익숙지 못한 탓이 크다. 이 때문에 갓길에 세워놓고 휴식을 취하거나 아예 자동차를 도로에 버리고 귀가하는 운전자가 많았다.

많은 학교에서는 통학버스 운행 중단으로 귀가를 포기한 학생들이 추위에 떨며 체육관에서 잠을 자거나 학교 근처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각종 매체는 "도로 위에 10시간 넘게 갇혀 있었다", "차 안에서 용변을 해결했다", "도심 여관에서 들어갔는데 바가지요금을 요구했다"는 성난 주민들의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뉴욕 출신이라는 한 주민은 "고작 3㎝ 눈에 세계적 도시가 마비됐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혀를 찼다.

원성이 쏟아지자 네이선 딜 주지사와 카심 리드 애틀랜타 시장은 성명을 내고 "전혀 예상치 못한 겨울 폭풍 때문에 불편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주정부는 한겨울에도 평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현지 기후 때문에 염화칼슘과 제설장비를 비축해놓지 않은 것이 도시기능 마비의 원인이 됐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과 주민들은 "이틀 전에 눈이 온다고 예보됐는데 무슨 소리냐"며 "3년 전 폭설 때처럼 이번에도 또 날씨 탓을 한다"고 비난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 딜 주지사 등 공화당 후보들에게 큰 악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지 기상당국은 기온이 영상 5도 가까이 올라가는 30일 오후 도시기능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