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22일 오후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을 규탄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사제들이 불법 대선 개입을 문제 삼아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규현 신부 등 전주교구 사제들은 22일 오후 7시 전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신자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사제들은 "이미 환하게 켜진 진실을 그릇이나 침상밑에 둘 수는 없다.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났다(루카 8,14-15)"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으므로 사퇴를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사태의 직접적이고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대통령은 자신과 아무 관계가 없는 것으로 청와대 뒤에 앉아서 국민과 대화하거나 이해를 구하는 노력은 하지도 않았다"고 비난했다.
사제들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를 표명하는 선거를 불법과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기관을 동원해 무시한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고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진실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묵살하고 고집불통의 독재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은 이미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창신 원로신부는 강론에서 "이번 사태의 핵심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 하며 책임있는 박 대통령도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도는 우리 땅인데 일본이 자기 땅이라고 하면서 독도에서 훈련하려고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해요? 쏴버려야 하지, 안 쏘면 대통령이 문제 있어요"라며 "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 정부는) 노동자•농민을 잘살게 해주자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낙인찍으면서 종북 논리를 선거에 이용하며 집권을 연장해 왔다"며 "천안함 사건도 북한이 어뢰를 쏴 일어났다는 게 이해가 되느냐"고 주장했다.
사제들은 1시간 20분가량의 미사를 마친 뒤 900여m 떨어진 인근 대형마트까지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이 미사에 대해 대한민국수호천주교인모임은 성명을 내고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의식화된 일부 사제들이 만든 임의단체로 국책사업들에 반대하면서 좌파적 정치 선동과 종북 행각으로 교회와 국민을 분열시켜온 망국적 집단"이라며 힐난했다.
이어 "사제단 사제들은 좌파•종북적 분열 책동을 중단하든가 사제복을 벗고 정치에 나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도 시국미사에 대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기도란 잘 되기를 바라면서 은총을 기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잘되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지난 10개월간 참으로 혼신의 노력을 다해 국민 행복을 위해 진력해왔다"고 말했다.
또 "이런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고 도와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2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통령의 정통성을 부정함으로써 그 의도의 불순함이 극단에 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
또 시국미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이 나온 데 대해 "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 영령들과, 지금도 북한의 도발 위험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있는 우리 국군 장병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 대변인은 "이는 일부 극소수의 종교 관계자 모임에서 나온 발언이며, 결코 전체 가톨릭 신도들의 생각은 아니라 믿는다"면서도 "종교지도자가 나라를 분열시키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종교 관계자로서 부디 자중자애하고 종교인 본연의 모습으로, 한 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시 바로 서주길 바란다"면서 "소수세력의 극단적 움직임이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의 정통성을 뒤흔들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천주교 전주교구 신부와 신자 800여명은 지난 8월말 전주 중앙성당에서 시국미사를 열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비판했다.
사제들은 진실 규명과 책임자 사과를 원했으나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자 이번에 사퇴 촉구 미사를 열게 됐다.
<관련 영문 기사>
Political parties at odds over Catholic mass calling for president's resignation
Rival political parties on Saturday wrangled over a special mass organized by the left-leaning Catholic Priests' Association for Justice that called for the resignation of President Park Geun-hye.
The gathering held at the southwestern city of Gunsan demanded that Park take responsibility for the alleged intervention in last year's presidential race by the country's spy agency.
The ruling Saenuri Party lashed out at the priests by pointing out that they are effectively rejecting the legitimacy of a fairly elected chief executive chosen by the people.
"This shows clearly that they have ulterior (political) motives," claimed party spokeswoman Min Hyun-joo.
She then pointed out that comments by some priests at the gathering were highly regretable and not the kind of comments befitting people of the cloth.
Media reports said a priest at the gathering seemingly took the North Korean side in regards to the shelling of Yeonpyeong Island three years ago that left four people dead.
Park Chang-shin from the Jeonju diocese not only called for Park to step down and her predecessor Lee Myung-bak to be arrested, but hinted that the North had the right to fire at the island.
He argued that just as South Korea would react to Japan carrying out a military exercise near Dokdo islets in the East Sea, Pyongyang had only take countermeasures to the South Korea-U.S.
military drill along the sea demarcation line between the two Koreas. Dokdo is South Korea's easternmost territory.
Min said such a remark is an affront to the people and those who died in the tragedy.
She then said religious leaders should abstain from making comments that break up the country, and refrain from engaging in trying to shake the government.
"Such a move will never shake the legitimacy of the administration," the lawmaker said.
The presidential office also said the mass raised disturbing questions.
Senior presidential press secretary Lee Jung-hyun told reporters that comments made by some priests show they have trouble determining which country they belong to.
"The Park administration is firmly committed to adhering to the core values of the country," he said, emphasizing that Seoul will remain true to defending the country and protecting its people.
On the other hand, the opposition Democratic Party (DP) said the presidential office of Cheon Wa Dae should heed the warnings.
"The mass showed how irresponsible the administration has been towards allegations of foul play and how reluctance it has been to face up to the seriousness of the allegations raised," said party spokesman Park Yong-jin.
He said the presidential office and the ruling Saenuri Party are trying to paint an image that the priests who organized the mass are trying to drive a wedge in society.
"If the ruling camp is unwilling to listen to the priests, it is questionable whether they can strive for national unity," the DP official said.
Park said it is the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 (NIS), the Saenuri and the Cheong Wa Dae that are fueling social discord by dragging their feet at trying to unearth the truth about the election irregularities.
Meanwhile, Saenuri and the DP collided on the need to appoint a special prosecutor to investigate allegations of the NIS election meddling.
The ruling party argued that the DP is only interested in opening the probe by the special council because it wants to politicize a case that can easily be handled by the state prosecutors office.
"There is nothing that a special prosecutor can unearth that has not already been discovered by investigators assigned to the case," a party official said.
He said the DP should stop making unrealistic demands and come to the negotiating table to deal with pressing issues facing the country.
On the other hand, the DP said the ruling camp must accept the appointment of a special council if it wants to resolve the impasse.
It also demanded the establish of a committee to oversee reforms of the NIS.
The liberal party then blasted the way the president continued to rely on a handful of people to run the country and handing out public appointments to those that supported her in the past. (Yonhap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