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승헌
지난 6일 종영한 MBC 수목극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거칠게 살아왔지만, 사랑에 열정을 불태우는 남자 한태상 역을 연기해 호평 받았던 송승헌(36)을 만났다.
그는 활동 초기인 90년대말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하지 않았다. 15년이 지났는데도 몸매도 그대로 이고 얼굴도 아직은 팽팽하다. 세월을 비껴갈 수 있는 비결이라도 있냐는 질문에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먹어 맛이 없으면 진짜 맛이 없는 거다”면서 “10년 전부터 담배를 끊기는 했다”고 전했다.
어떻게 식스팩을 지닌 몸짱을 유지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좀 더 솔직하게 답했다. “고교 때부터 운동을 했지만 식스팩은 드라마 초반 노출신 있을 때, 이번 드라마도 5~6회를 위해 일시적으로 만든 몸이다. 운동만으로는 어렵고 식사조절도 해야 한다. 보여주기 위한 가짜 몸이라고 할까. 지금은 그런 몸은 아니다. 몸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하는 건 결코 좋은 것 같지 않다.”
송승헌은 잘생긴 외모가 오히려 연기에 방해가 됐다. 그에게는 큰 딜레마였다.
송승헌은 “항상 캐릭터보다 송승헌이 보이니까 연기력 논란도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말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이걸 깨자고 했다. 이전에 했던 대사 톤이나 연기 스타일을 버리고 새롭게 시도했는데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다”면서 “내가 맡은 캐릭터 중에 이렇게 많은 호응을 해 주시는 작품은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송승헌은 이번의 호평은 캐릭터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하지만, 연기에 대한 겸손한 태도가 그를 꾸준히 발전시키는 원동력임을 알 수 있다. 스스로 연구하면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사람들은 송승헌에게서 무서운 걸 봤다고 했다. 사채업자로 분한 그가 화내는 연기는 살벌했다. “송승헌에게 저런 모습이 있냐고 하시더라. 화 내는 건 누구나 하는 거니까 평소 안 하는 걸 보여주려고 광기 있는 연기를 처음 해 봤다. 예전의 나라면 못할 수도 있는데, 나를 내려놓은 거다.”
송승헌은 ‘가을동화’ ‘여름향기’로 부드러운 순수남을 연기했다. “나는 실제로 그렇게 자상한 남자가 아니어서 제대 후 드라마 ‘에덴의 동쪽’, 영화 ‘무적자’ 같은 출세, 야망, 의리를 드러내는 강한 남자를 맡았다. 하지만 그렇게 거친 남자도 속은 너무나 선한 캐릭터여서 앞으로는 또 다른 성격의 캐릭터, 가령 욕망으로 가득찬 남자 같은 역할도 맡아보고 싶다.”
송승헌은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외롭고 차가운 남자가 나이 어린 서미도(신세경)를 만나 처음으로 좋아하게 되는 모습을 잘 연기했다. 미도를 만나 감정을 알아가는 달콤한 남자의 모습은 특히 잘 먹혔다.
그는 “상처 많은 남자가 사랑을 하며 닭살스러운 모습도 보이는 등 그 달라진 간극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가 관건이었다”면서 “실제로 나는 여자의 마음을 잘 몰라 드라마처럼 여자가 좋아하는 것들을 검색창에서 찾아 이벤트를 해 준 적도 있다”고 했다.
송승헌은 “백성주(채정안)가 아무리 한태상을 사랑한다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면서 “나도 매정하지만 여자에게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내가 항상 먼저 다가갔다. 상처도 받아 봤다. 나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다. 그래서 사랑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양다리 걸치기, 어장 관리라는 말을 들었던 신세경과 힘들어도 묵묵히 촬영한 연우진(재희 역)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 헤럴드경제)
<관련 영문 기사>
‘I put myself down for acting’: Song Seung-heon
South Korean actor Song Seung-heon said he couldn’t have achieved dramatic transformation on his latest television series if he hadn’t changed. “I had to put myself down for that.”
The 36-year-old actor received favorable reviews for his performance on the television drama “When a Man Loves” -- which went off the air on June 6 -- playing a cold-hearted loan shark who morphs into a successful businessman for his love.
Making a debut in 1995 as a fashion model, Song gained fame with his handsome face coupled with a muscular body. He worked out hard and quit smoking to stay fit and healthy.
Song realized that the public focus on his looks became an obstacle to his acting career at some point as it stopped viewers from immersing in the story and character.
“I wanted to break away from the controversy over my acting skills. Some said they see Song Seung-heon before the character I played. I dropped the styles and tones I used to have and tried something new this time.”
The veteran actor said he wanted to play a completely different character from his previous obliging roles in melodramas to shed his “pretty boy” image.
His iconic dramas such as “Autumn in My Heart” and “Summer Scent” fell into the same genre, allowing him to perform a limited range of emotions.
After a hiatus to fulfill his military service, Song intentionally chose masculine characters to broaden his acting spectrum.
“I was drawn to roles of tough guys who have ambition and loyalty to their friends, but they all seemed to be rough externally yet soft and kind inside. I want to play a character filled with desire,” Song said.
(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