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신경숙이 달라졌다. 여태껏 깊은 감정을 뒤흔드는 글을 써왔던 그녀는 올해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로 경쾌하고 명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3월 2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카페에서 그녀는 평소보다 조금은 더 편안해 보이는 인상으로 기자들을 반겼다.
“장편 작업을 연속적으로 하는 틈에 혼자 산보를 하다가 하늘을 봤더니 둥근 달이 떠 있더라고요, 달의 시선과 내 시선이 마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마주한 시선이 강렬했어요 달은 뜬금없이 좀 재미있는 이야기는 쓸 생각이 없냐고 타박하는 듯했어요. 사실 그런 이야길 독자들한테도 자주 받아봤습니다. 아, 저 달에게 재미있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써봐야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그녀의 새로운 소설은 밝은 달과 닮아있다. 그 안에는 그녀의 일상의 순간순간이 전하는 소소한 기쁨과 슬픔들, 크고 작은 환희와 절망들이 달빛처럼 스며들어있다.
“사실 달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모성을 보여주기도 하거든요. 바라보고 있으면 달이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주기도 하고, 나도 달에게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서로 위로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늘 빤짝 거리고 있어요, 그 작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담아내 소박한 깨달음을 얻게 하고 싶었어요.”
그녀의 신작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26개의 소설을 모아놓은 작품집으로 20일에 출간되었다. “글쓰기를 하는 동안만큼은 정말 심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애정을 담아서 웃기도 하면서 쓴 작품이에요 (생략) 내팽겨치고 싶은 순간들이 겹쳤을 때 제 책을 읽고 빙그레 웃어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녀의 책은 읽다보면 코 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녀는 무심하고 태연하게 흘러가는 날들을 보듬어 주는 글을 써냈다. 그녀의 신작의 두번째 단편 소설 "겨울나기"에서 주인공은 담담하지만 인간에 대한 호의와 선량함으로 독자들에게 찐한 감동을 쥐어준다.
“그렇게 해서 나는 이 겨울을 고양이 먹이를 주며 보내게 됐어. 하루에 한번 사료가 떨어졌다 싶으면 갖다 부어놓는 게 다였지만. 뭐랄까 텅 빈 접시에 사료를 부어 넣을 때의 내 모습이 내 마음에 들었어. 타자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은 뜻밖에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해.”—‘겨울나기’에서 발췌.
신씨는 “짧고 명랑하다고 해서 삶의 성찰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억지로 쓴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쓴 책이에요. 모든 순간이 그렇듯 지나온 일상의 순간들만큼 소중하고 그리운 것들이 없어요. 그 중요한 순간 순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엊그제 상해에서 돌아온 그녀는 작가는 “외딴방,” “깊은 슬픔”등으로 이름을 떨친 국민작가로, 한국일보 문학상, 현대 문학상, 만해 문학생, 동인 문학상, 이상 문학상과 프랑스의 비평가와 문학기자 들이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의 “엄마의 부탁해”는 2009년에 출간 그녀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게 해주었고, 2011년 영어 판을 내놓으면서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저한테 문학이라는 것 자체가 무겁게 다가왔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문학은 인간의 힘으로는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에요. 기존 작품에서의 초점이 삶의 무게에 집중 되어 있었다면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살아가는 순간순간 우리를 밝게 전환시켜주는, 우리가 놓치고 있던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언제 또 신작을 펴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내후년 4월에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올 것을 암시했다. 작가는 어느날 갑자기 앞을 못보게 된 사람의 이야기와 4개의 삶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이야기, 이 둘 중 하나가 세상의 빛을 볼 것이라고 암시했다.
(코리아헤럴드 배수민기자)
<관련 영문 기사>
‘I hope to bring a smile to your face’
By Bae Soo-min
Intern reporter
Author of famous novel “Please Look After Mom” Shin Kyung-sook said her new book “Moonlight Tales” came to her while on a break from long novels while at a press conference at Café Comma 2 Page on Thursday.
“Walking around at night alone I looked up in the sky, and there it was, a beautiful round moon. The look of it left a strong impression, and this is how the book was created,” she said.
In her new book the writer tried different approaches, moving away from long, often heavy stories she is famous for, and creating a patchwork of short, delightfully bright stories.
One of the lightest in tone released by the author so far, “Moonlight Tales,” released March 20, is a collection of 26 different short stories.
“As I was looking at the moon the idea struck me hard that I wanted to write something light and delightful to read. Many people had asked me to write short stories, but I had never really tried.
“I believe that the moon itself is like a maternal figure -- you can talk to the moon and get comforted by its presence. With this new book I wanted to tell the moon how all things on earth glistened, and told their own personal stories,” Shin said.
Struck by the big, round moon, Shin created short stories that leave her audience smiling. Coming from a writer who is famous for heavy themes -- many of her characters leave readers in tears -- Shin’s new release shocked many literary critics.
Indeed, the novelist at the press conference was quite the opposite of tears and gloom. Bright and cheerful, she expressed how she enjoyed writing her latest collection.
“I had so much fun, the two years of writing it were not even a tiny bit stressful. I just hope that people read at those times when they want to give up -- it will bring out a big smile in anyone,” Shin said.
As Shin points out, “cheer” is, after all, what the book is about. Characters joke around and talk about the goodness in life and kindness. For example, in “Winter,” Shin talks about the inner goodness in humans and how people are naturally good-natured.
The protagonist in “Winter” expresses his feelings without fancy words: “I wanted to spend this winter with my cat alone. I did nothing but feed the cat some food. I did this because I liked the idea that I was doing something for the sake of others, I was merely comforted with the idea.”
“I do not think that cheery short stories lack depth and complexity. The content of the book was not forced. I wrote stories in the moment, I tried to catch, seize and enjoy small happenings in life that stirred in the very core,” Shin said.
Having returned from Shanghai on Tuesday, the author said she was already planning another book, a story of four different people coming together in one spot to find and share real love.
Her next novel is due out in April 2014.
“I started writing novels from the age of 22 and here I am, 50-years old and still writing. I hope to write novels all the way, but I also do plan to write short stories along the way. I hope they mirror each other to shine each other’s presence.”
The novelist rose to international stardom with “Please Look After Mom,” which was first published in Korea in 2009. The English version was released in 2011 and subsequently published in a total of 29 countries, winning her critical acclaim globally.
She has won numerous literary prizes at home and abroad, including the Man Asian Literary Prize and France’s Prix de L’Inapercu, as well as the Manhae Literature Prize, Dong-0n Literature Prize, and Yi Sang Literary Prize.
“Literature was always very hard for me. It was something that humans can’t completely solve. While my previous novels expressed the weight and pain of life, ‘Moonlight Tales’ tells readers that cheerful thoughts are not as light as they seem,” Shin sa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