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케이블 뉴스 전문채널 CNN이 지구 종말의 날이 찾아올 경우 방영하기 위해 준비했다는 소문 속의 영상이 공개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09년 CNN에서 인턴으로 일했다는 마이클 밸러반이 기술 전문 블로그인 잴로프니크(Jalopnik)에 공개한 이 1분짜리 영상에는 군악대가 등장해 '내 주를 가까이하게 함은'(Nearer My God to Thee)이란 찬송가를 연주한다.
이 찬송가는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배의 악단이 연주했다고 전해지는 노래이기도 하다.
테드 터너가 CNN을 출범시킨 1980년 제작됐다는 이 영상은 당시 브라운관 TV에 적합하도록 4대3의 비율로 제작됐으며 저화질이다.
밸러반은 CNN의 설립 당시 터너가 "우리는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방송을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생방송으로 다룰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이벤트가 될 것이다"라면서 종말의 날이 찾아오면 이 찬송가를 방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밸러반은 CNN은 이 영상에 대해 확인이나 부인도 하지 않고 있지만 이 영상의 발견으로 터너의 약속이 농담이 아니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NN이 출범한 시기는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로 핵전쟁이 언제든 지구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했다.
터너도 1988년 미국인들이 최후의 순간에 무엇을 보고 싶어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뉴요커지의 질문에 "핵무기를 갖고 있다면 결국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완전한 무장 해제를 촉구했다.
터너는 이 인터뷰에서 "CNN은 24시간 방송 채널이기 때문에 방송이 끝나는 것은 단 한 번뿐이고 나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다. 그래서 육군과 해군, 해병대, 공군의 군악대를 CNN본사 앞으로 모이게 해 녹화를 위해 국가를 연주하도록 했다. 국가연주가 끝나고 나는 세상의 종말이 올 경우에 대비해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하게 함은'을 연주해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다. 이것이 우리가 종말을 맞이하면 방송을 중단하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방영할 영상이다"라고 말했다.
밸러반은 이같은 영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CNN에서 20여년간 일했던 대학교수로부터 들었으며 지난 2009년 '울프 블리처의 상황실'이란 프로그램의 인턴으로 일하면서 이 영상을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밸러반은 이 영상을 CNN의 영상 데이터베이스에서 발견했으며 '터너 종말의 날 비디오'라는 제목과 함께 "세상의 종말이 확인될 때까지 배포 금지"라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