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기준금리가 1년 만에 0.25%p 인상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14일(현지시간)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올해 8번째이자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0.75%로 올리는 금리 인상 조치를 위원 10명의 만장일치로 단행했다.
최근 고용시장 개선과 물가상승 전망, 소비심리 개선, 기업인 출신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경제성장의 기대감 등이 두루 반영된 예고된 결과다.
(사진=AP-연합뉴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 0.25%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이래 1년 만의 인상 조치이다.
지난 10년간 불과 2번째 금리 인상 조치이기도 하다.
미 경제회복을 반영한 연준의 이날 조치는 '선진국 돈줄 죄기'의 신호탄으로 풀이되며, 우리나라가 받는 금리 인상의 압박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준 위원들은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 것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표인 '점도표'를 통해 내년 1년간 3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회의 후 성명에서 "현실화하고 예상된 노동시장 조건과 물가상승을 고려해 위원회는 목표금리를 올리기로 했다"며 "일자리 증가가 최근 몇 달간 견고했으며 실업률은 낮아졌다"며 배경을 밝혔다.
옐런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나와 위원들은 고용 극대화와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를 향해 미국의 경제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금리 인상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덧붙였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정책을 겨냥해 "미국 경제는 경기부양책이 필요없다"며 감세와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골자로 한 '트럼프노믹스'의 경제성장정책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또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2017년 금리 인상 움직임은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연준은 지난 9월에는 내년 2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부터 대대적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결국 더욱 빨라지고 그 폭도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경기 과열로 자칫 인플레이션이 유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AP통신은 "1년 만의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의 회복과 물가상승의 기대감을 반영했다"며 "이 조치로 대출 이자율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의 계획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물가상승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더는 연준의 '목발'이 필요하지 않으며 소비자와 기업들이 대출이자를 더 낼 여유가 생겼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의 일자리는 지난 74개월 연속 증가했다.
실업률도 연준의 장기목표치보다 약간 낮으며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인 4.6%로 떨어졌다.
경제 규모는 7년 연속 성장했다.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선진국 돈줄죄기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내년 3차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 4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기존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로 축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한국은행은 15일 일단 현 수준인 연 1.25%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을 통해 실업률이 내년 말 4.5% 수준으로 다소 하락하고 2018년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또 올해 GDP 성장률이 9월 예상치를 다소 웃도는 1.9%에 이르고 내년에는 2.1%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경제 활동이 올 하반기 이후 완만한 속도로 팽창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금리인상 발표 직후 상승했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등 미 증시 지표는 연준 위원들이 내년 3차례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긴축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