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4·15 총선을 하루 앞두고 투표를 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혹시 투표소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마주치는 건 아닌지, 책상이나 도장 등에 묻어있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을 만져 감염될 위험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쏟아진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투표소에서 코로나19 감염자의 비말이 묻은 물체를 만진 뒤 손을 입에 갖다 대는 행동 등을 하면 감염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주로 비말로 전파되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비말이 상대에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마스크 틈새로 빠져나간 일부 비말이 바닥이나 물체 표면에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물체 표면에서 얼마나 생존할 수 있는지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플라스틱이나 종이, 스테인리스 등에서는 수일간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폐, 유리 등의 표면에서는 4일,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스틸 등의 표면에서는 4∼7일 생존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성 때문에 투표소에서 신분 확인을 위해 주고받는 신분증, 선거인 명부, 기표 도장 등이 비말을 옮기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천병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투표소에서는 신분증, 투표용지 등을 주고받을 때 어쩔 수 없이 접촉하게 되므로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신분증, 도장 등을 매번 소독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투표자들이 나서서 손 위생을 철저히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투표를 한 후에는 바로 손 세정제 등으로 손을 소독하거나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고 안 씻은 손으로 얼굴 등을 만져선 안 된다"며 "투표소에서는 손 접촉으로 인한 전파가 가장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런 이유 등으로 투표소에 비닐장갑을 비치했다. 전문가들은 비닐장갑을 사용하면 감염예방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벗을 때 장갑에 묻어있던 비말이 손에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염호기 인제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투표 때 사용했던 비닐장갑은 표면을 만지지 않도록 뒤집어서 벗은 뒤 버려야 한다"며 "비닐장갑을 꼈더라도 손으로 얼굴이나 마스크를 만지면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