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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50%로…7개월 만에 '깜짝인하'

May 9, 2013 - 16:50 By 박한나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연 2.50%로 떨어졌다. 7개월 만의 인하다.

한국은행은 9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2.50%로 결정했다.

이번 인하 결정은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서 물가 상승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운데, 경기 회복세는 미약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치면서 저성장 고착화로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자체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정부와 시장의 우려에 화답한 셈이다.  

김 총재는 "정책공조는 항상 유효한 목적"이라며 이번 인하 결정의 배경 중 하나가 추가경정예산 등 정부 정책 변화에 협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지난 10월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 만큼 세계 주요국가들이 양적완화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됐다.

특히 아베노믹스로 상징되는 일본의 양적 완화에 따른 엔저 현상의 심화는 일본 산 제품과 경쟁하는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당장 전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86.5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4년 8개월 만에 100엔당 1,100원대를 하향 돌파했다. '원고 엔저(元高 円低)' 현상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이미 지난 4월 한은 통화신용정책의 심의ㆍ의결 기구인 금통위 본회의에서도 확산됐다.

당시 회의에서는 7명의 위원 가운데 하성근(금융위원장 추천), 정해방(기획재정 부 장관 추천), 정순원(대한상의 회장) 위원 등 3명이 인하를 주장, 동결 대 인하 주장이 4대 3으로 팽팽한 접전 끝에 기준금리 동결이 결정됐다.

따라서 당시 동결을 지지한 김중수 총재, 박원식 부총재와 문우식(한은 총재 추 천), 임승태(은행연합회장 추천) 등 4명의 위원 중 일부가 이번에 판단을 바꾼 데 따라 기준금리의 깜짝 인하가 가능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이날 금통위 본회의에서 소수의견이 1명 있었지만 자신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번 인하 결정으로 추경 등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물가정책을 연계하는 정책 공조에서 엇박자가 있다는 논란은 수그러들게 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중수 총재의 시각이 최근까지 바뀌지 않아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예상 밖의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하고서 "추경과 함께 기준금리 인하가 있어야 정부의 경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볼 수가 있는 만큼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직전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에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김 총재에 대해 선제적 대응 자세의 부족, 시장과의 소통 문제 등 시장 일각의 비판도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작년 7월 3.00%로, 작년 10월 2.75%로 각각 0.25%포인트 내리고서 6개월간 동결했다.

<관련 영문 기사>

BOK cuts rate to 2.50%

Central bank to ’cooperate’ with government to boost economy

By Park Hyong-ki

The Bank of Korea made a surprising cut of its key interest rate to 2.50 percent from 2.75 percent, a move seen aimed at boosting the economy and exports hit by low growth and the weak yen.

But critics said the central bank made the rate cut, the first in seven months, in the face of growing pressure from political circles and the administration.

They said the decision could undermine the central bank’s credibility as an independent entity, which BOK Gov. Kim Choong-soo had emphasized was especially important when resisting external government pressure over rate cuts.

Its decision comes amid a worldwide trend of record-low rate cuts to counter the sluggish economy globally, while Korea’s inflation rate at 1.2 percent in April remains well below the Korean central bank’s target range of 2.5 to 3.5 percent.

The prolonged economic uncertainty in the eurozone and growth in emerging economies falling below expectations overtook a moderate economic recovery projected in the U.S. as its main reason for a rate cut.

However, BOK Gov. Kim said it was only appropriate that the central bank use its tools and “cooperate” with the government and the National Assembly lawmakers to improve the economic sentiment.

“A policy mix (with the government) is always valid,” he stressed, adding that the Finance Ministry’s supplementary budget plan was a major reason the BOK changed its stance on its monetary policy to boost the effects of the country’s fiscal stimulus.

“There is a high level of uncertainty around the world,” he reiterated.

He noted that six members of the monetary policy committee voted for a cut, while only one member voted against it, without disclosing their names.

The governor had previously stood against the rate cut as he constantly argued against the government and lawmakers that the central bank already played its part for the economy last year when it lowered its key rate twice.

Kim also had mentioned the importance of implementing a sound credit policy over monetary policy as a rate cut would burden Korea’s already high household debt.

However, he said the BOK did not expect this month’s lowered rate to fuel rising household debt or inflation beyond the target range.

Another factor that led to the central bank to change its unwavering rate freeze position over the last six months was a series of recent interest rate cuts by Europe, Australia and India.

Kim added the BOK’s 2.5 percent decision had nothing to do with the weakening yen driven by Japan’s aggressive monetary easing, but said the yen’s rapid depreciation is causing concern as it is undermining the stability of the foreign exchange market.

(hk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