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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균의 영어산책] 김대균 토익킹 영어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 것들 – 라이프 스토리 포함

By Korea Herald
Published : June 23, 2023 - 10:01

필자는 7월에 영광스럽게도 EBS FM 이브닝 스페셜 - 최고의 영어비결에 게스트로 나가게 되었다. 1. 영어학습법, 2. 토익비법, 3. 영문법으로 3회에 걸쳐서 방송을 하게 되었다. 이런 일이 계기가 되어 필자 자신이 영어를 좋아하고 잘하게 된 라이프 스토리를 정리하게 되었다. 필자의 라이프 스토리가 들어간 영어 공부 체험을 코리아헤럴드 독자들과 먼저 공유해 본다.

필자는 서울 변두리 은평구 역촌동에서 태어났다.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그 곳에서 살아왔다고 들었다. 선린상고를 나와 군생활을 미군부대에서 하신 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 아무런 뜻도 모르지만 당시 미군방송 The American Forces Korean Network을 보면서 자랐다. 어린시절은 부유하여 동네에서 제일 먼저 TV 를 산 집에서 컸다. 아폴로 우주선 달 착륙 방송을 동네 사람들이 모여 우리집에 와서 함께 본 기억이 있다.

사립 충암 초등학교를 나와 충암 중학교에 가면서 극한 체험을 하게 된다. 어린시절 사냥과 낚시가 취미이신 아버지 따라 즐겁고 풍족하게 살다가 아버지가 가까운 친척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좋은 집과 차를 다 팔고 집에는 차압도 들어오고 빚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로 매우 불안했다. 공과금을 오랫동안 내지 않아서 전기 전화가 끊기기도 했다. 지금은 아파트들로 재건축된 곳이지만 응암동 달동네 3번도로 5번도로 6번도로로 이사를 다니면서 우울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누가 문을 두드리면 우선 불안했다. 그래서 햇빛이 있을 때 백련산에 올라가서 돌로 책상을 대강 놓고 공부를 하기도 했다. 산에 공부하는 곳까지 먹을 것을 가져다 주시던 어머니의 사랑이 나를 빗나가지 않게 한 것 같다. 당시에는 무상교육이 아니어서 수업료를 내야 학교를 다녔고 고등학교 시절 수업료를 반에서 제일 늦게 내는 학생으로 교무실에 종종 불려가곤 했다.

영어를 좋아하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이다. 암기를 좋아하고 잘하는 편인 필자는 초등학교시절 1, 2학년 국어 교과서는 대부분 부담 없이 암기를 했다. 중학교 시절에도 본문을 암기하는 것을 2학년 교재까지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중3에서 고1로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영어과목을 한 달 학원수강을 했다. 이것이 필자가 중고등학교 시절 받은 유일한 학원 수업이었다. 이 때 만난 선생님이 영어에 열정을 갖게 해 주셨다. 성함은 민남호 선생님이신데 언제 찾아서 뵙고 싶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지를 많이 연구하신 분이다. 이분의 강의 한달 듣고 영문과를 가야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이분은 수업외에 영어성경반을 만들어 자율적으로 공부하게 하셨는데 몇 번 참여하지 못했지만 무엇이든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시절 알지도 못하는 미국방송을 들은 체험과 영어성경을 일찍 접한 것도 영어실력에 큰 보탬이 되었다.

숭실 고등학교 시절 1학년 때 자습서를 살 돈이 없어서 영어 교과서를 읽고 이해하는데 힘들었다. 자습서는 없고 중학교 때 별 생각없이 책이 묵직하고 예뻐서 중고서점에서 싸게 사둔 Longman Dictionary를 가지고 일일이 단어를 찾아가면서 공부를 했다. 이것은 인생을 비관하기에 충분한 체험이었다. 모르는 단어를 찾으면 그 단어에 대한 영어 설명에 또 모르는 단어가 나오고 그 단어를 또 찾고, 또 찾고…. 무척 더디고 힘든 시간이었다. 그런데 6개월 정도 지나게 되자 어휘력과 기본기가 생기면서 실력이 늘게 되었다. 당시는 참 어려운 시절이어서 눈이 나빠도 안경을 맞추기 힘들었고 이가 아파도 병원을 못 가던 시절이어서 선생님들에게 골탕먹이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상처받은 영혼이 세상을 삐딱하게 보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가 시원한 답변을 받지는 못하고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고 크게 혼난 기억이 있다.

그 때 질문하고 혼났던 질문 한 가지를 공유해 드린다.

(ex)  "Ten years is a long time to wait."(10년은 기다리기 긴 기간이다)

(ex) “After ten years has passed you can apply for possession of the land."(10년이 지난 후 당신은 땅의 소유권신청을 할 수 있다)

위 문장들에서는 숫자들이 단수인데 '12 years have passed since my father died'에서는 왜 숫자를 복수취급하나요?

그 이유는 나중에 대학에 와서 알게 되었다. 시간의 주기(the cycle of time)를 강조하는 문장에서는 복수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1주년, 2주년…12주년까지 주기를 의식해서 시간의 경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복수 취급이 일반적이다!

(ex) Ten years have passed - ten long, lonely years - since Bill died at sea. (10년이 지났다. Bill이 바다에서 죽은지 길고 와로운 10년이)

대학에 와서 영어로 된 원서들과 인터넷에 나오는 원어민들의 답변을 통해 영어를 새로 배우게 되었다. 대학입학을 했을 때 나 스스로 영어를 어느 정도 잘 한다는 의식이 있었지만 영문과 아이들이 대부분 기본 이상 영어를 잘 해서 별 차별화가 될 것이 없었는데 김선정이라는 친구가 기본기도 튼튼한데 영어 공부를 매일 가장 많이 공부하는 친구로 기억이 난다. 이 친구가 ‘전치사의 연구’라는 책 읽어봤니?’라고 나에게 질문 했을 때 ‘그런 책이 있었니?’라고 묻자 나를 한 수 아래 사람으로 보고 ‘그 책 읽어봐라. 처음 읽어보면 싱거운데 또 보면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해줬다. 바로 사서 읽어보니 그 친구의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동사+전치사등을 숙어로 그냥 암기하지 않고 전치사의 의미를 1차적으로 느끼고 응용할 수 있는 훈련을 하는데 좋은 책이었다. 지금 말로 츤데레 스타일의 고맙고 좋은 친구로 기억한다. 이 친구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대학교 2학년 말에 TIME지를 읽는 동아리에 들어가면서 영어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1956년에 시작된 이곳의 선배들은 자부심이 높았고 영문과를 ‘영문도 모르고 들어왔다가 영문도 모르고 나가는 학과’로 무시하고 경영, 경제학과 사람들이 많았다. 처음에는 나를 관찰만 하다가 공부를 계속 하고 동아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아 보이자 몇몇 선배들이 도움을 줬다. 특히 변정석 선배가 ‘머리속이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고 TIME지를 읽으면서 a,랑 the 빼고 다 영영사전 찾아라!’라고 해 주신 말씀이 큰 기본이 되었다. TIME지에서 기본단어 일수록 다의어가 많고 시사적인 내용에는 다른 의미들이 많았다. 예를 들어 “Where is the beef?”는 무슨 의미일까? 이것은 햄버거 전문점인 Wendy's의 80년대 상업용광고 'Fast food television commercial in the 1980s'에서 유래되어 많이 사용되었다. 햄버거를 보니 알맹이인 소고기가 없다면 그게 무슨 햄버거이겠는가? 즉, 핵심, 알맹이가 무엇이냐는 의미로 쓰였다. 선거에도 쓰인 표현이다.

(ex) Biden says he has innovative ideas. Where is the beef? Any proof or concrete details?(Biden은 자기가 혁신적인 생각이 있다고 하는데 핵심이 뭐니? 어떤 증거나 구체적인 설명이 있니?”

대학시절 TIME동아리에서 밑바닥부터 다시 공부한 영어훈련을 하면서 회장까지 하게 된 것과 영어 영문학 전공 수업들 훌륭한 교수님들에게 들은 것, 그리고 기회가 되면 가급적 많은 과외지도를 하면서 여러 영어 교재들을 여러 번 반복하여 가르치면서 공부한 것이 영어실력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By Korea Herald (kh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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