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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한인회장 일행, "중국놈아 꺼져라" 인종차별 당해

By Yonhap
Published : April 9, 2021 - 10:08

3천명 정도의 미국 뉴욕시 주민과 활동가, 지역 정치인들이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의 브루클린 다리를 행진하며 아시아인에 대한 폭력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증오가 그렇다(바이러스다)"는 내용의 손팻말도 보인다. (AFP-연합뉴스)

손춘권 남아프리카공화국 신임 한인회장이 최근 요하네스버그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백인으로부터 욕설과 함께 인종차별 봉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부활절 연휴 기간이던 지난 4일 C모 골프 클럽에서 같이 운동하던 한 상사 주재원 부부와 함께 백인 F모로부터 "개 같은 중국인아, 너희 나라로 당장 꺼져라. 코로나바이러스를 갖고 당장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말과 함께 욕설(F-word)을 들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F와 같이 있던 3명의 인도계도 함께 손 회장 일행에게 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F 등은 손 회장 일행을 중국인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손 회장 일행 3명은 전반 9홀을 끝내고 순서대로 후반 9홀을 돌기 위해 10번 홀로 이동하는데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F 일행 4명이 그곳에서 티샷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손 회장은 골프장 관리자인 마셜을 불러서 다음 티오프 순서가 자신들이라는 확인을 받은 후 플레이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F 등으로부터 이런 봉변을 당했다.

손 회장은 뜻밖에 이런 위협을 받자 "동행한 주재원 부부가 남아공에 온 지 1개월밖에 안 된 터라 크게 두려움을 느꼈다"라면서 "우리는 공포감 속에 제대로 항의도 못 한 채 우선 빠르게 티샷을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다음 홀에서 골프장 매니저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남은 홀을 마무리한 다음 클럽 사무실에 들러 그날 일어난 일을 보고했다.

다음날 손 회장은 C 클럽으로부터 사과의 이메일을 받았지만 계속 불안감과 패닉 상태가 지속돼 C 클럽에 가서 F에 관한 개인정보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클럽 측은 개인정보를 함부로 내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경찰에 인종차별 건으로 F를 고발하려고 했으나 신상정보가 없으면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다른 클럽 관계자를 통해 성명을 확인하고 개인적으로 F라는 사람을 구글로 검색한 결과, 한 IT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있는 사실을 파악했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F는 욕설로 나를 협박했고 인종차별을 했으며 특히 새롭게 남아공을 방문한 내 친구도 겁박했다"라면서 "이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어떤 이유로도 인종차별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증오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4천여 다른 남아공 교민도 자신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손 회장은 "변호사의 자문에 따라 남아공 인권위원회에 제소하거나 인권 관련 평등 법원(Equality courts)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8일 C 클럽 골프 위원회에 출석해 클럽에서 가해자의 분명한 사과문을 게재하지 않는다면 법적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는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클럽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과 홍보도 할 것이라면서 48시간 이내 답변을 손 회장에게 주기로 했다고 한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26일 남아공 한인회 이사회에서 전임 김맹환 남아공 한인회장의 뒤를 이어 제16대 한인회장으로 추대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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