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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니 좋다'는 서정희, "철저히 홀로 서고 싶었죠"

By Yonhap
Published : May 29, 2020 - 09:51

(연합뉴스)


"MBC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가고 싶은데 나이 때문에 안 되겠죠? 유튜브를 할까요? (웃음)"

코미디언 겸 영화제작자 서세원과 합의 이혼한 후 5년, 자전적 에세이 '혼자 사니 좋다'를 통해 만난 방송인 서정희(58)는 '일단' 행복해 보였다. 그리고 그를 실제 만나본 후 그가 '진짜' 행복한 상태라고 결론 내렸다.

최근 강남구 청담동에서 만난 서정희는 신간에 대해 "그동안 7권의 책을 냈는데 그중 가장 만족스럽다. 과거에는 보이기 위해 썼다면 '혼자 사니 좋다'는 정말 솔직하게 썼기 때문이다. 이 나이에 더 포장할 게 있겠느냐"고 말했다.

평소 메모광이라는 그는 "끊임없이 솟아나는 화수분 같은 생각들을 늘 정리한다. 그래야 순수한 감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에 여전히 다정한 남자와의 로맨스를 꿈꾼다고 썼듯, 항상 영화와 책을 보면서 소녀 같은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잃지 않으려 해요. 평생 작가이고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당장 관리비를 내야 하는 날에도 꽃시장에서 꽃을 보며 감탄하는 일을 놓칠 수 없죠. '사랑을 받으려고 해도 빈손이 없어 받지 못했다'는 김승희 시인처럼 저도 그랬는데, 이제는 두 손이 다 비었으니 누가 주기만 하면 다 받을 수 있어요. (웃음)"

서정희는 이번 에세이에서 솔로 서정희, 엄마 서정희, 딸 서정희의 이야기를 복합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딸 동주씨와의 이야기는 잘 알려진 편이지만, 어머니와의 이야기는 많은 여운을 남겼다.

"그동안 엄마의 존재를 무시했다고 할 만큼 무심했어요. 내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너무 커서 살림에만 몰입했죠. 그런데 이혼하고 나서 엄마와 함께 생활하다 보니 엄마를 생각하게 됐어요. 저를 살리려고 하는 엄마의 정성 앞에 많이 울었어요. 엄마가 이번에 제 책을 보시고 많이 우시더라고요. 이제 제가 정신적으로 성숙하고 건강해졌다면서요."

그는 "그런데 '혼자 사니 좋다'는 제목은 마음에 안 들어 하셔서 다음 책 제목은 '둘이 사니 더 좋다'로 해볼까 고민 중"이라고 또 한 번 웃었다.

딸 동주씨도 추천사에 "엄마가 혼자 살아서 좋다"고 썼다. 서정희는 "'엄마 늙어서 왜 그래'라고 할 수도 있는데 딸은 절대 그렇지 않다. 내게 진정한 파트너고 동반자다. 늘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다. 딸 그리고 아들이 있었기에 힘든 세월을 이겨냈다"고 애정을 표했다.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살림하던 시절 누구보다 부지런하기로 소문났던 그는 홀로서기 후 제멋대로 살아보자 다짐했지만 여전히 부지런했다. 여전히 새벽기도를 빠짐없이 가고 일정과 코디까지 모두 스스로 챙긴다.

"내면이 강하면 모든 포기할 만한 것들을 포기하지 않아요. 꿈이 있으니 책도 계속 쓰는 거고요. 황무지에 꽃을 피우듯, 심플하게 살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하고 싶은 것도 정말 많아요."

그렇게 서정희는 철저하게 홀로 섰다. 전남편에게 그야말로 도장만 찍어주고 몸만 나왔다는 그는 "모든 걸 털고 나오고 싶어서 모든 물건을 다 두고 철저히 홀로 섰다. 정말 내가 할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힘든 과정을 이겨냈다"고 했다.

물론 여전히 트라우마는 깊다. 가정폭력과 외도 등을 그린 화제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그는 겨우 봤다고 했다.

"제 트라우마와 오버랩 돼서 재방송으로 보기도 하고 그랬지만 어쨌든 용기 내서 다 봤어요. 저보다 어리지만 김희애 씨처럼 강건해야겠다 생각도 했고요. 딸도 피하지 말고 한번 보라고 하더라고요. 본래 아름답고 좋은 거만 보려는 성격인데, 이젠 좀 당당하게 부딪혀야겠어요."

서정희는 방송이나 지면에서 본 얼굴보다 훨씬 젊고 아름다웠다. 화면이 실물을 못 담는다는 말에 그는 "그 이야기를 꼭 좀 써달라"고 하면서도 "언젠가는 나이 들어도 예쁜 서정희보다는 작가 서정희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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