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인베스터=송승현기자, 김영원 기자] 2017년 세계 최고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프랑스 파리의 라파예트 백화점에 설화수 단독 매장을 열며 프랑스 진출을 시도했던 아모레퍼시픽이 본 매장의 철수를 검토한다.
현지 뷰티 업계 관계자는 “프랑스 현지 뷰티 업계에서는 설화수 브랜드가 실적부진으로 프랑스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며, “큰 브랜드들이 라파예트에 들어갔다가 결과를 못 보고 빠지는 경우가 많은데, 설화수도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2017년 설화수의 라파예트 백화점 입점은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프랑스 뷰티 시장 재도전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998년 아모레퍼시픽은 17개 종합병원의 피부과 전문의와 공동 연구 개발을 통해 만든 저자극성 화장품 브랜드 ‘순’을 필두로 프랑스 시장을 공략했다. 1990년에는 프랑스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리리코스 브랜드를 현지 생산하며 프랑스 진출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으로 프랑스 뷰티 시장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두 브랜드는 1995년 철수했었다. 서 회장은 당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신인 태평양화학 기획조정실장으로 프랑스 사업철수를 직접 지휘했었다.
22년 만에 프랑스 재진출은 아모레퍼시픽 해외사업 방향성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의 영향으로 2017년 중국시장의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하는 전략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유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내수 수요 감소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48억원을 기록했다.
김혜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 영업이익은 전년도 동기대비 각각 8.6%, 1.7% 상승한 수치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서도 “유럽 매출은 9.2% 하락 및 37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이러한 아모레퍼시픽이 설화수 매장을 철수 설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화수는 럭셔리 브랜드인데, 유럽에서 다른 나라의 럭셔리 브랜드를 잘 쓰지 않는다”며 “ 굉장히 진입장벽이 높고 그것이 한국 브랜드의 한계다,”라고 말했다.
프랑스 매장 완전 철수 검토 설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설화수 브랜드는 프랑스에서 완전 철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며 “프랑스를 포함하여 유럽 내 다양한 국가로 진출을 확장하기 위해서 새로운 유통채널 진입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다. 아직 새로운 채널에 대한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라파예트 철수라는 하나의 현상이 전체인 것처럼 확대 해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한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라네즈를 지난 4월 유럽 시장에 론칭했고, 4월부터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18개국 800여 개 ‘세포라(Sephora)’ 매장에 입점하여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중이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향후에도 국내외 리테일러들과의 협업을 통해 MBS, 온라인으로 채널 접점을 더 다변화해서 대응할 것," 이라고 말했다.
(ssh@heraldcorp.com)(wone01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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