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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메르 왕국의 정글속 '사라진 도시' 항공사진으로 확인

By Yonhap
Published : Oct. 18, 2019 - 09:10
비행기서 레이저로 스캐닝…초기 수도 마헨드라파르바타 규모와 구조 복원

캄보디아에서 '사라진 도시'로 알려진 고대 왕국의 수도를 과학자들이 항공 지도 제작 기법으로 발견해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9세기∼15세기 존재했던 크메르 왕국의 첫 수도로 추정되는 마헨드라파르바타는 울창한 정글 때문에 쉽사리 지도로 그려내기가 어려웠던 터라 오랜 기간 고고학자들의 발길이 닿지 않았다.

크메르루주가 1979년 캄보디아-베트남 전쟁으로 정권이 붕괴할 때 크메르 제국의 성지였던 프놈 쿨렌을 최후 거점으로 삼으면서 매설한 지뢰도 연구를 어렵게 했다.

고고학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 10월호에 따르면 국제 조사팀은 공중에서 레이저 스캐닝을 통해 지형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라이다(Lidar)' 방식으로 이 고대왕국 수도의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재구성했다.



(연합뉴스)


장 밥티스트 슈방스가 이끈 연구팀은 "프놈 쿨렌의 산악 지형 때문에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앙코르 시대 초기 수도 중 한 곳인 이곳은 두드러지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라진 옛 도시의 위치를 완벽하게 복원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2012년 프랑스 아시아 연구소의 다미앵 에번스 팀이 이 지역을 항공기에서 레이저로 스캐닝하면서 시작됐다.

연구소 측은 사라진 도시의 잔해가 담긴 불완전한 스냅 사진을 확보할 수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2015년 지표 조사와 함께 더 큰 규모로 레이저 스캐닝을 했다.

에번스는 뉴 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옛 도시의 모습을 매우 충실하고 세밀하게 복원해냈다"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마헨드라파르바타는 고원 지대에 40∼50㎢ 규모로 조성됐고 격자 구조를 갖고 있었으며, 도시 안의 각 구역에는 사원과 궁전 등 건물이 있었던 게 확인됐다.

에번스는 "중앙으로 집중된 통제와 계획의 정도를 엿볼 수 있다"며 "웅장한 전망과 매우 정교한 계획에 따라 도시가 만들어졌다"고 부연했다.

연구팀은 현재 건물들의 연대를 추적하고 있다.

마헨드라파르바타는 산악 지형 때문에 거주에 적합하지 않아 오랜 기간 수도로 자리하지는 못했다.

크메르 왕국은 수도를 9세기 후반 남쪽 평야 지대인 앙코르로 옮겼고 12세기에 앙코르에는 앙코르 사원이 세워지게 된다. 앙코르 사원 역시 수백년간 그 존재가 잊혀졌다가 1861년 프랑스인 학자에 의해 발견됐다.

에번스는 "도시가 수백 년 수십 년 존재하지 못했겠지만, 문화적·종교적 중요성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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