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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로빈슨 크루소섬 '보물찾기' 둘러싸고 환경 파괴 논란

By Yonhap
Published : Sept. 26, 2019 - 09:34
100억 달러(약 12조원) 상당의 보물이 묻혀 있다는 추정도 나오는 칠레의 로빈슨 크루소섬이 다시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20년간 보물찾기에 나섰던 미 탐험가가 칠레 정부의 허가를 받고 중장비를 동원해 섬을 파헤치려고 하자 일부 정치인들이 환경 파괴를 우려하며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25일(현지시간) CNN 칠레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칠레 국립산림관리청이 네덜란드계 미국인 버나드 카이저에 섬 굴착을 허가하자 일부 야당 의원과 국립공원 관리인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국립공원이자 1977년 생물권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섬에서 중장비를 동원해 땅을 파면 복구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립공원의 흙과 돌 등을 제거하거나 반출할 수 없도록 한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로빈슨 크루소섬은 칠레 해안에서 600㎞가량 떨어진 태평양 해상에 위치한 섬이다.



(연합뉴스)


이 섬에서 5년간 고립됐던 스코틀랜드 탐험가 알렉산더 셀커크를 모델로 대니얼 디포의 소설 '로빈슨 크루소'가 탄생해 섬 이름도 소설 제목을 따라 바뀌었다.

이 섬이 보물섬으로 알려진 지는 꽤 오래됐다.

18세기 초 스페인 해적이 이곳에 엄청난 양의 금과 은, 보석을 묻었다는 기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 많은 보물 사냥꾼들을 자극했다. 땅 속 보물의 가치가 100억 달러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왔다.

아직 발굴되지도 않은 보물을 놓고 때이른 소유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섬유업자인 카이저는 로빈슨 크루소 보물찾기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20년 동안 수백만 달러를 들여 섬을 뒤졌다.

은 단추나 고대 중국 도자기와 같은 유물들이 발굴되기도 했지만 해적의 보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오랜 탐사를 통해 카이저는 보물이 묻혀있을 만한 곳을 좁혀 들어갔고, 당국의 허가를 얻어 유력한 장소를 파내려 가기로 한 것이다.

야당 의원 등의 반발에도 칠레 산림관리청은 일단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카이저가 굴착하는 곳이 가로 세로 20m 구역으로 한정돼 있어 환경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펠리페 워드 칠레 국유재산장관도 CNN 칠레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유물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산림관리청의 입장에 동조했다. 워드 장관은 "20년 동안 발굴 작업을 해왔는데 지금 비판이 나오는 것이 조금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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