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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전 총리 손자, 남아공서 동성결혼

By Yonhap
Published : May 26, 2019 - 13:10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 2015년 사망) 전 총리의 손자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동성 결혼식을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리콴유 전 총리의 차남 리셴양(李顯陽)의 아들인 리환우는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동성인 헝이루이와 결혼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모두 흰색 셔츠와 카키색 바지를 입고 있다.

그는 "나는 오늘 나의 소울메이트와 결혼했다. 평생 이와 같은 순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는 글도 올렸다.



싱가포르 국부 리콴유 손자 리환우(왼쪽)의 동성결혼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리환우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결혼식을 한 것은 싱가포르에서는 동성결혼은 물론 동성애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2006년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하지만 리콴유 전 총리도 말년에는 동성애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환우의 아버지 리셴양은 SCMP에 "내 아버지(리콴유 전 총리)가 이를 알았다면 기뻐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주류 언론은 리환우의 동성 결혼 소식을 전하지 않았지만, 독립 뉴스 사이트들은 이 소식을 전했다.

결혼식을 알린 페이스북 포스트에는 수많은 '좋아요'와 함께 이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많은 댓글이 달렸다.

한 싱가포르 누리꾼은 "축하해요! 사랑에는 경계가 없어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등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이들의 결혼은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았다.

한 중국 누리꾼은 "싱가포르에서 동성애는 불법이다. 이제 리환우가 선두에 섰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리환우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LGBT) 권리 옹호 행사 '핑크 도트'(PINK DOT)에 동성 친구와 함께 참가하는 등 동성애 권리 옹호 활동을 벌여왔다.

대만에서는 지난 22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아시아 최초로 동성 간 결혼을 법제화하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동성 간 결혼등기를 받기 시작한 24일 대만 전역에서는 총 526건의 동성 간 결혼등기가 이뤄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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