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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논란의 식물인간 여성 출산 "과거에도 있었다"

By Yonhap
Published : Jan. 13, 2019 - 17:47
미국에서 14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요양병원에 있었던 여성의 임신과 출산으로 경찰이 병원 직원 등을 상대로 성폭행 혐의를 수사하는 가운데 미 NBC 방송은 과거에도 이런 사실이 있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1995년 뉴욕 로체스터 인근의 요양원에서 혼수상태의 29살 여성이 간호조무사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했다.



식물인간 상태의 여성 환자가 출산한 미국 애리조나주 해시엔더 헬스케어 요양병원. (AP=연합뉴스)


애리조나 주 해시엔더 헬스케어 요양병원에서 지난달 말 식물인간 상태의 여성이 아이를 출산한 이번 사건과 달리 당시에는 임신 사실이 일찍 발견됐다.

당시 피해 여성의 부모는 임신 중절에 반대했고, 아기는 이듬해 조산하기는 했지만 건강하게 태어났다.

당시 여성을 치료한 병원에 윤리 자문을 했던 제프리 스파이크 버지니아대 의학대학원 생명의학윤리·인문학센터 겸임교수는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 대해 "인지적 관점에서는 모든 인간적 특질은 이미 사라진 상태"라며 "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모든 것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식물인간이라고 해도 임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레고리 오섀닉 미국 뇌손상협회 명예의학국장도 "(식물인간 엄마에게) 골절이나 척수 손상 같은 신체 부상이 없었다면 다른 모든 것은 정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문제는 여전히 생리하느냐인데 (이번 경우) 아마도 그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항상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뇌사 상태 또는 식물인간 상태로 임신한 여성 중에는 임신 중 뇌 기능이 위험에 빠지며 끝내 자신과 함께 아이가 숨진 경우도 있었다고 NBC는 전했다.

NBC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의 수석 신경외과의사인 레츠판 아흐마디 박사를 인용해 뇌사 상태의 산모와 식물인간 산모는 달리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흐마디 박사는 "독일에서 뇌사는 죽음으로 규정된다. 따라서 모든 기준은 아기의 생명을 살리고 장기이식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식물인간은 살아 있다. 따라서 모든 것은 아기와 산모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해야만 한다는 것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식물인간 상태에서는 환자가 스스로 호흡을 하고 자율적으로 심장 박동을 조절할 수 있다. 다만 영양과 수분을 공급받고 의식의 징후가 없을 뿐이다.

한편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 경찰은 식물인간 여성의 출산 당시 공황 상태에 빠져 당황했던 요양병원 간호사들을 보여주는 5분 분량의 911(응급신고 전화) 통화 음성을 공개했다.

이 음성에 따르면 한 간호사가 정신이 나간 듯 "아기가 (숨을 못 쉬어) 파래지고 있어요! 파래진다고요!"라고 소리치며 통화를 시작했다.

이 간호사는 이어 "환자 중 한 명이 막 애를 낳았어요. 우린 환자가 임신한 줄 몰랐어요"라고 말했다.

다행히 병원 직원들은 응급요원의 안내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몇분 뒤 "신이여, 감사합니다"라는 안도의 한숨과 함께 아기가 숨 쉬며 울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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