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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개발 이끈 두 과학자에 노벨생리의학상 영예

By Yonhap
Published : Oct. 2, 2018 - 10:14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1일 선정된 미국 텍사스 MD앤더슨 암센터의 제임스 앨리슨 교수와 일본 교토대 혼조 다스쿠 명예교수의 가장 큰 업적은 인체 면역 메커니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관문 수용체'(immune checkpoint receptor)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한 것이다.

면역관문 수용체는 인체에서 면역기능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시키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예컨대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는 작동시간을 늘려 방어기능을 최고로 올리는가 하면 지나친 면역 활성으로 정상 세포가 손상됐을 때는 작동시간을 줄이는 식이다.



(연합뉴스)


제임스 앨리슨 교수와 혼조 타스쿠 교수는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단백질을 규명한 공로가 크다.

이 가운데 제임스 앨리슨 교수는 면역체계를 관장하는 T-세포에 브레이크 기능을 하는 단백질(CTLA-4)을 규명하고, 이 브레이크를 풀어 면역세포가 종양을 공격하게끔 하는 항체를 개발했다. 그의 연구는 1994년 말 쥐 실험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혼조 다스쿠 교수는 T-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또 다른 단백질인 PD-1을 발견했다. 그는 PD-1이 CTLA-4처럼 면역세포에 대한 브레이크 기능을 하지만,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이후 PD-1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을 암 환자 치료에 접목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는 "두 교수의 연구성과 이전에도 암세포를 제어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면서 "하지만 두 과학자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메커니즘을 찾으려 하기보다 반대로 이를 억제하는 개념을 연구하는 역발상으로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의 이런 연구는 두 단백질을 각기 조절해 면역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는 만역관문억제제(면역항암제) 개발로 이어졌다. 기존의 항암제가 암세포나 암 유전자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었다면 면역 항암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암을 치료하는 개념이다.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보여준 면역관문억제제는 2010년에 악성흑색종 치료제로 개발된 이필리무밥(여보이)이다. 이필리무밥은 앨리슨 교수가 개발한 CTLA-4 항체를 이용한 방식이다.

이필리무밥이 성공한 이후 2012년에는 악성흑색종뿐만 아니라 폐암 등에 대해 쓸 수 있는 니볼루밥(옵디보)과 펨브롤리주맙(키투르다)이 잇따라 성공적으로 개발됐다. 이들 면역항암제는 이필리무밥과 달리 혼조 다스쿠 교수가 개발한 PD-1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현재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다양한 면역관문억제제들이 개발 중이다.

면역관문억제제의 장점은 상대적으로 낮은 부작용과 장기간의 효과 지속으로 암의 완치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모든 환자에게 이런 효과가 나타나는 건 아니다. 이들 항암제의 반응률이 15∼45%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점은 향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두 교수는 이번 노벨상 수상에 앞서 2014년에 '아시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대만 '탕상'(唐賞)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이대호 교수는 "두 교수가 발견한 면역관문 수용체와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은 암의 완치 내지는 장기생존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면서 "인류의 건강에 크게 기여한 점에서 노벨상을 받을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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