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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수사의 외도…FBI가 4천년 묵은 미라 신원 확인했다

By Yonhap
Published : April 8, 2018 - 09:47
심한 훼손에 미궁…치아분석 후 "이집트 총독 주후투낙트"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4천년 된 미라에 얽힌 미스터리를 풀었다고 미국 CNN방송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지난달 과학저널 진(Genes)에 실린 연구 결과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FBI는 첨단 치아 DNA 분석 작업을 통해 고대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미라의 정체를 밝혀냈다.

고대 이집트 총독인 주후투낙트 미라의 머리. [보스턴박물관 자료사진 캡처=연합뉴스]

보스턴미술관은 1920년부터 이 미라의 머리를 보관하고 있었지만 신원을 파악할 수 없었다.


(사진=연합뉴스)


무덤에 묻힌 이들이 주후투낙트 총독 부부라는 점까지는 확인했지만 미라의 주인이 총독인지 부인인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던 것.

DNA를 분석하면 성별을 판별할 수 있었지만 이는 불가능했다.

DNA는 고온 지역에서 빨리 분해되기 때문에 고고학계의 과학 기술로는 이를 추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난해에야 독일의 과학자가 처음으로 고대 이집트인의 게놈(염색체에 담긴 유전 정보)을 처음으로 해독하는 데 성공할 정도였다.

특히 미라는 시신을 썩지 않게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DNA가 더욱 손상된다. 이 미라의 경우 발견된 이후 고고학자들이 연구하는 과정에서 훼손이 더 심해졌다.

이처럼 발견된 이후 100년 가까이 베일에 싸였던 이 미라 관련 수수께끼는 2009년께 FBI가 관심을 가지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FBI의 앤서니 오노라토 DNA 지원팀장은 "사실 FBI에는 역사적인 중요성보다는 과학적 도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 사안이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범죄 수사 기법을 향상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6년 미라의 치아가 범죄과학수사관인 로레일리에게 전달됐다. 로레이는 침몰된 타이타닉호에서 발견된 13개월 된 아이의 DNA 등을 분석한 베테랑이었다.

로레이는 치아에 드릴을 뚫고 분말을 모았다. 이 분말을 화학 용액에 풀었고 DNA 복사 기계 등을 활용해 성 염색체 비율을 확인해내는 데 성공했다.

로레이는 "미라가 너무 심하게 훼손돼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운 좋게 성공해 기쁘다"고 말했다.

리타 프리드 보스턴박물관의 큐레이터도 "이제 FBI가 매우 오래돼 훼손이 심한 DNA를 복원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DNA 테스트 분야에서 기술 진보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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