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빅스비’ 영어 버전이 빅데이터 부족으로 출시 지연되고 있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4월 열린 갤럭시S8 미디어데이에서 빅스비의 “영어 버전은 5월에 중국어 버전은 6월에 선보일 것”이라고 했지만, 현재까지는 한국어 버전만 출시된 상황이다.
4일 삼성 관계자는 “타 언어로 빅스비를 개발하는 것이 예상보다 오래 걸린다. 딥러닝 기반의 빅스비를 운영하려면 충분한 빅데이터가 필요한데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웹사이트)
빅데이터는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하는 딥러닝 기반 서비스에게 중요한 자원이지만, 하드웨어 강자인 삼성은 구글, 아마존과 애플에 비해 빅데이터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출시 지연의 또 다른 이유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amsung Research America) 소속 미국인 엔지니어들과 한국에 있는 경영진과의 소통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지사에서 엔지니어들이 빅스비 영어 버전 개발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개발 상황을 수시로 한국에 있는 경영진과 보고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지리적, 언어적 문제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빅스비 영어 버전이 늦어도 가을에는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지난 6월 일부 미국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영어 보이스를 지원하는 빅스비의 베타 버전 테스트를 선보였다.
기술적 난항에도 불구하고, 영국 컨설팅 회사인 오붐(Ovum)은 2021년 빅스비의 시장 점유율이 두번째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 어시스턴트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3%로 가장 높고 빅스비가 1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애플 시리(13%)와 아마존 알렉사(4%)보다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애플 시리 개발자들이 설립한 비브랩스를 2016년10월 2억1500만달러 (2460억원)에 인수했다.
코리아헤럴드 신지혜 기자 (shin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