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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5만원 때문에'…액수 달라 주인 못 찾을 뻔한 돈뭉치

By 정유은
Published : June 7, 2017 - 16:35
길을 걷다 현금 90만원을 잃어버린 50대가 노숙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슬쩍한 5만원권 한 장때문에 소유권을 인정받지 못 할 뻔했다가 CCTV 화면 덕에 가까스로 돈을 되찾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4월 17일 오전 6시 40분께 경기도 평택시 평택역의 횡단보도 앞. 

돈뭉치 떨어뜨리는 피해자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연합뉴스)


담배를 피우려던 A씨의 주머니에서 노란색 고무밴드로 묶은 5만원권 18장짜리 돈뭉치가 툭 하고 떨어졌다.

A씨는 돈을 흘린 줄도 모른 채 가던 길을 갔다.

주변을 서성이던 노숙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A씨가 떨어뜨린 돈뭉치를 보고는 잽싸게 양발로 가렸다.

이어 양쪽을 두리번대던 이 남성은 양심에 가책을 느꼈는지 5만원권 1장만을 빼내 유유히 사라졌다.

그로부터 5분쯤 지나 횡단보도를 건너 출근하던 B(여)씨는 A씨의 돈뭉치를 주웠고, 때마침 돈을 흘린 사실을 알고 되돌아온 A씨와 대화하게 됐다.

두리번 대다 5만원 주워가는 남성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연합뉴스)


A씨는 "내 돈이 맞다. 딱 90만원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5만원이 사라진 상황에서 남은 돈이 90만원일 수는 없었다.

B씨는 "세어 보니 85만원이다. 당신 말을 믿을 수 없다"며 돈을 돌려주기를 거부한 채 출근길 도중 서울역 인근 파출소에 들러 주운 돈을 맡겼다.

B씨를 뒤쫓온 A씨는 파출소에서 같은 주장을 펼쳤으나, 경찰 역시 '소유 증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환을 거부했다.

고민하던 A씨는 돈뭉치를 떨어뜨린 평택역 인근 성내치안센터를 찾아 사정을 털어놨다.

출근길 돈뭉치 줍는 여성 (사진=경기남부지방경찰청/연합뉴스)


A씨는 "아들의 등록금으로 준비한 돈"이라며 "돈의 소유자가 나라는 사실을 밝혀달라"고 애원했다.

성내치안센터에서 근무하는 기동순찰대 소속 윤종배 경장은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방범용 CCTV부터 사설 CCTV까지 샅샅이 뒤져 신고받은 지 2시간 만에 A씨가 돈을 분실하는 영상을 확보했다.

윤 경장은 이 같은 사실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알려 A씨가 돈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다.

윤 경장은 "A씨가 돈뭉치를 떨어뜨린 곳 주변에 CCTV가 여러 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금세 영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며 "A씨가 돈을 되찾고 안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5만원을 훔쳐간 남성의 뒤를 쫓다가 A씨의 요청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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