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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로 베일 벗은 이재용 부회장…"계산된 어눌함?"

By 임정요
Published : Dec. 7, 2016 - 10:40
6일 열린 국회 최순실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에게 큰 관심이 쏠렸다.

실제 국조특위 위원들의 질문도 이 부회장에게 집중됐고, 세간의 시선도 이 부회장에게 몰렸다.

이는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로비 의혹,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지원 의혹 등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삼성이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이자 한국의 대표적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총수(오너)이면서도 사실상 베일에 가려져 있었던 이재용 부회장이 처음으로 장시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라는 점도 작용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대국민 사과를 한 적이 있지만 이날 청문회처럼 오랜 시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여러 가지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또박또박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날 이 부회장은 '최순실을 처음 안 시점이 언제냐', '정유라에게 승마 지원금 37억 원을 주기로 결정한 사람은 누구냐' 등의 질문에 대해 "잘 모른다"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으로 답변했다.

또 의원들의 날선 추궁이 이어질 때면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기업이 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겠다" 등의 다소 동떨어진 대답으로 즉답을 피했다.

전형적인 재벌들의 청문회 답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답변 태도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일류 기업 삼성전자의 오너로서 너무 무능한 것 아니냐', '답변이 너무 어눌하다' '박근혜(대통령)나 이재용(부회장)이나 써준 원고 없이는 대답도 못 하고 버벅거린다' 같은 의견이 나왔다.

특위위원인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별명 하나를 주겠다. '돌려막기 재용', 그것도 '사진선다형 돌려막기 재용'"이라고 비꼬았다. '모르겠다', '기억 안 난다', '제가 부족하다', '앞으로 잘하겠다' 등 네 개 답변을 번갈아가며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다른 네티즌들은 '이재용이 머리 나빠 저러는 것 같으냐. 정말 모르는 척 연기하는 것', '어리바리하다고 뭐라고들 하는데, 정황상 저렇게 한 수 접고 가는 게 참 현명한 것', '집에 갈 땐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주인공) 카이저 소제마냥 가겠지'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대부분의 민감한 질문들에 대해서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을 내놓거나 "제가 사전에 보고받지 않았다", "잘 모르겠다" 등의 답변을 내놔 의혹을 말끔히 씻어주지는 못했다.

특히 범죄 혐의와 연관될 수 있는 대목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하며 피해갔다.

또 최순실 소유의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37억원을 지원한 과정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면서도 구체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검찰·특검 수사에서 소상히 사실이 규명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와 특검 수사를 통해 (나중에) 소상히 밝혀질 것"이라거나 "나중에 조사가 끝나면 절 포함해 조직 누구든지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차후의 과제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보면 다소 어눌하거나 답답해 보이기는 했지만 이 부회장으로선 이를 통해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을 피해간 셈이다.

이 부회장은 그런 와중에도 로비 의혹의 한복판에 있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대해서는 '해체하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잇따르자 "그러겠다"고 못 박았다.

이 부회장은 특위위원인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다그치자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로 "조심스럽지만 국민 여러분에게 이렇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삼성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답했다.

이어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재확인하자 "(해체를) 하겠습니다. 국민이 다 보고 계신 거로 알고 있습니다"라며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전경련 탈퇴 문제에 대해서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삼성이 전경련에서 탈퇴하겠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하자 "그러겠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더 이상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을 내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미전실 해체나 전경련 탈퇴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각본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즉석에서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는 뜻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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