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Nov. 30, 2016 - 09:33
미국에서 50대 남성이 에너지음료를 마신 직후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했다.
30일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앨러배마대학병원 신경과 팀은 57세 남성이 에너지음료를 마시고 뇌출혈 증상으로 입원, 수술받은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이 남성은 정원 손질을 하러 나가기 전 유명 에너지음료를 마셨는데 15분 뒤 손발이 저리고 마비되는 등 감각 이상과 보행실조 증상을 보여 응급실에 실려 왔다. CT 촬영 결과 뇌 왼쪽 시상부위에서 작은 출혈이 발견됐다.
에너지음료, 특히 술을 섞은 에너지음료의 경우 자칫 건강에 크게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진 속 음료는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연합)
보고서 주 저자인 애넌드 뱅커트러먼 박사는 음료엔 고농도 카페인을 비롯해 베타-페닐에틸라민 염산염, 요힘빈, 녹차추출물 등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었는데 모두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혈압을 상승시키는 것과 관련 있다고 밝혔다.
교감신경계는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 닥쳤을 때 신체가 과도한 반응(일명 싸움)이나 회피 반응(도주)을 일으키게 한다. 신체는 이때 상황 대처에 필요한 가용 자원을 총출동시키기 시작하는데 그 일환으로 혈류를 늘리려 혈압을 상승시킨다.
연구팀은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이런 혈압의 급상승은 혈관의 특정 취약지점을 파열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의 경우 혈압이 높은 편이고 혈관질환 위험성이 큰 상태였다.
뱅커트러먼 박사는 "에너지음료 속의 다양한 성분들이 만나면, 또 고농도 카페인과 만나면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를 우리가 정확하게 모르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정부가 이런 음료를 의약품처럼 규제하고 정보를 충분히 알려주지는 않는 상황에서 음료 속 개별 성분이나 전체 성분의 최대섭취허용량, 특히 개개인의 나이·몸무게·신체상태 등에 따른 허용기준치가 설정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문제는 판매 단위용량이다. 포장지엔 한 병에 카페인 등이 권장량의 두 배 분이 포함돼 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 남성은 '대부분 사람이 흔히 그러는 것처럼' 8온스(약 227g) 들이 한 병 전부를 단번에 마셨다.
이 보고는 미국응급의학회 학회지에 실렸다.
앞서 미국에선 나이아신(비타민B3)이 고농도 함유된 에너지음료를 장기간 마신 50세의 건강한 남성이 비타민 과잉 섭취로 인한 급성 간염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일본에선 에너지음료를 장기간 마신 20대 남성이 카페인 중독으로 사망한 일도 있다.
또 고카페인 에너지음료에 술을 섞은 일명 '에너지 드링크 칵테일' 또는 '초대형 폭탄주'(super-bomb)가 심혈관과 뇌 등 인체 건강에 유해하고 마약 등 약물중독으로 빠지기 쉽게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