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세계 최대 원전 단지인 고리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하면 일본 후쿠시마의 방사성 물질 피해를 월등히 능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전 캠페이너는 7일 부산항 1부두에 정박 중인 그린피스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전사고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방사성 물질 피해가 진행형인 후쿠시마의 재앙이 고리에서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
그는 지난 3개월간 후쿠시마 인근 지역을 조사한 결과 "핵연료봉이 녹은 원전을 식히려고 지금까지 78만t의 방사능 오염수가 발생했고, 제염작업 후 900만㎥의 방사성 폐기물이 나왔다"며 "앞으로 더 많은 폐기물이 발생하겠지만 처리할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숀 버니 캠페이너는 "특히 산림이 70%인 후쿠시마에서 부산 면적의 10배인 76만㏊가 이미 낙진과 방사능에 오염된 상태"라며 "반감기가 30년에 달하는 세슘 137, 스트론튬 90 등의 방사성핵종은 나무에 흡수돼 최소 100년간 사람과 자연을 재오염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전 인근 50㎞ 이내에 57종의 조류 개체 수가 줄고 생식능력도 감소하고 있다"며 "원전 50㎞ 밖인 이타테 지역 1만여곳의 토양을 측정한 결과 일본 정부가 제염작업 목표로 제시한 시간당 0.23마이크로시버트(uSv)보다 높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0.23uSv/h는 1년간 방사능에 피폭된다고 가정할 경우, 흉부엑스레이를 연속으로 20번 찍는 피폭량에 해당한다.
후쿠시마(6기·16만명)보다 원전 수와 30㎞ 이내 인구수가 많은 고리(8기·340만명)에서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그는 "후쿠시마보다 더 큰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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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울 그린피스 선임 캠페이너는 "신고리 3·4호기에 이어 5·6호기까지 건설되면 우리 지역은 총 9기의 원전에 1만㎿의 발전용량을 넘어서는 세계 최대의 원전단지가 된다"며 "대안 에너지 등의 효율을 높여 기존 원전의 설계수명보다 일찍 폐쇄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장 캠페이너는 "지난해 6월 고리1호기 폐로 결정 사례처럼 부산 시민이 직접 정치권을 압박해 원전 추가 건립을 막고 원전 축소정책을 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린피스는 9∼10일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시민 대상 오픈 보트 행사를 벌인다.
또 4·13 총선에 나서는 국회의원 후보에게 원전 추가 건설 반대를 요구하고 시민에게 원전 위험성을 알릴 계획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