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가 해외에서 지출한 돈이 크게 늘었다.
5일 한국은행 국민계정 통계에서 가계 최종소비지출을 보면 작년 한해 우리나라 거주자가 해외에서 소비로 지출한 금액은 26조2천722억원(잠정치)으로 2014년보다 13.7%(3조1천593억원) 급증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하고 나서 사상 최대 규모다.
(연합)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은 2010년 20조1천835억원으로 20조원을 처음 넘어서고 나서 2011년 18조4천11억원으로 줄었다가 2012년 21조8천884억원, 2013년 22조7천558억원, 2014년 23조1천129억원 등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해외소비지출에는 국내에서 인터넷 등으로 해외물품을 직접 구입한 '해외직구'나 외국에서 회사 출장 등 업무로 쓴 돈은 포함되지 않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해외소비지출이 급증한 배경에 대해 "우리 국민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외국으로 여행을 많이 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여행을 떠난 국민은 전년보다 20.1% 늘어난 총 1천931만430명이다.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은 국내 소비보다 훨씬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가 국내에서 소비한 금액은 모두 708조3천725억원으로 2014년(689조5천696억원)보다 2.7% 늘었다.
해외소비지출 증가율이 국내와 비교해 5배 수준으로 높은 것이다.
(연합)
지난해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가계 소비가 전반적으로 위축됐지만 해외여행을 위한 씀씀이는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소비성향은 71.9%로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 국민의 해외소비지출과 달리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돈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소비로 지출한 금액은 14조3천609억원으로 2014년(15조5천81억원)보다 7.4%(1조1천472억원) 감소했다.
작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천323만1천651명으로 전년보다 6.8% 줄면서 2003년 이후 12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