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Feb. 11, 2016 - 11:03
우리나라에서 발렌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알려졌지만 사실 영미권에서는 남녀 상관없이 서로 사랑과 애정을 확인하는 날이다. 남자들도 기회가 된다면 이 기회에 눈도장을 찍어두자.
여력이 없다면? 그래도 어떻게든 눈도장을 찍어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는 개인적으로 5만 원 이상 지출한다면 가계에 부담된다. 필자와 함께 5만 원 이내로 한번 알뜰살뜰하게 실속을 챙기자. 실속도 내 거, 그녀의 마음도 내 거.
마음의 준비는 되었으니 남자답게 무작정 떠나볼까. 사회 초년생으로서 수십만 원대 선물을 할 수 없는 상황. 편집국 인근 한 백화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왔다.
(The Korea Herald)
초입에 있는 커플링이 예뻤다. 맞춰보려 했더니 가격이 50만 원대를 호가한다. 이게 아닌데. 스와로브스키, 스톤헨지, 어딜 가도 마찬가지였다. 최저가 귀걸이도 10만 원대 가까이 된다. 20대 초년생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귀금속 매장을 지나쳐 지갑이라도 사려 했다. 지갑은 금속도 아닌데 괜찮겠지. 아무리 비싸 봐야 그 정도겠어?
그 이상이다. 30~40% 할인 행사 중임에도 10만 원은 훌쩍 넘어가는 가격. 그나마도 할인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곳이 더 많다.
(The Korea Herald)
다만, 빈폴에서 최근 출시한 카카오 지갑이라면 10만 원 내외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카카오 캐릭터를 사랑한다면 고려해 볼만하겠다. ‘덕후’가 아니어도 좋다. ‘무지’와 ‘프로도’를 구분하고, ‘네오’가 여성이라는 걸 아는 여성이면 된다. 원래 가격은 10만 원 초반 대였으나 30% 할인해서 장지갑은 7-8만 원대, 중지갑은 6만 원대로 실용적인 선물 중에선 합리적인 가격에 속했다. 더 이상 생산이 되지 않는 제품이라고 하니 구매 의사가 있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여성은 나에게 무슨 선물을 고르려나,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 생각이 닿을 때 즈음 나는 어느새 지하 식품 코너에 와 있었다. 그래 여기에는 초콜릿이 있겠지. 하지만, 초콜릿이 다가 아니었다.
마들렌, 모찌, 케익조각, 푸딩, 수제 과자, 마카롱, 필자가 맛본 결과 하나같이 발렌타인데이의 추위를 잊게 할 만한 맛이다. 가격도 모두 2~3만 원 내에서 푸짐한 세트로 해결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예쁜 포장은 기본이다.
(The Korea Herald)
(The Korea Herald)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매장을 나오는 길에 발견한 화장품 매장. 화장품 가게에서 남성은 어떤 여성 화장품을 사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지곤 한다. 당신의 여성이 어떤 화장품을 좋아하는지 몰라도 걱정하지 말자. 베네피트에서는 인기 제품이 하나의 키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만하면 키트 제품군 안에서 아마 화장이 다 해결될 것 같다. 가격은 4만 5천 원.
조금 더 여력이 있다면, 다시 말해 5만 원을 조금 초과하는 금액도 상관없다면, 아베다에서 출시한 선물세트도 복잡한 고민을 덜어주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가격은 6만 원대 초반.
(The Korea Herald)
여성은 오히려 여성이 선물을 ‘주는 날’로 알고 있다가 무방비 상태에서 받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선물을 준비한 입장에서 여성은 보상받았다는 마음도 클 것이다. 여러모로 남자가 주는 발렌타인데이 선물은 이득이다.
물론 선물보다 마음이고, 선물 없이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게 이상적인 기념일일 것이다. 그래도 기억해 두자. 센스를 발휘하기 가장 좋은 날이란 없다. 언제가 되었든 상관없이 발휘하면 된다. 부담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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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