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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에 붙는 세금, 7년 전보다 ℓ당 90원 올라

By KH디지털2
Published : Dec. 10, 2015 - 13:34

국제유가는 최근 배럴당 30달러대 중후반까지 떨어지면서 2008년 말 이후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주유소 기름가격은 당시보다 리터(ℓ) 당 130원 가량 비싸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유가 하락 속도와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요인으로 7년 전에 비해 90원 가량 늘어난 세금이 꼽힌다. 최근 저유가 현상으로 인해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해 국제 제품 가격이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0일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0.42달러 내린 배럴당 36.49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8년 12월 31일(배럴당 36.45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2008년 12월 평균 배럴당 40.52달러였다. 올해는 12월 현재까지 평균 38.70달러로 당시보다 1달러 가량 낮다.

그러나 국내 주유소의 평균 기름값은 올해 12월이 ℓ당 1천456.66원으로 2008년 12월(1천328.50원) 보다 130원 가량 비싸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기본적으로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 석유제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환율과 관세, 수입부과금, 국내 유통비용 등이 더해져 최종 판매 가격이 결정된다.

(Yonhap)


당시와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유류세다.

정부는 2009년 1월 1일 교통세를 ℓ당 462원에서 514원으로 52원 올렸다. 같은해 5월에는 교통세가 529원으로 또 한차례 인상됐다. 11월에는 품질검사수수료가 ℓ당 0.04원 오르면서 부담을 더했다.

2008년 말과 비교하면 현재 휘발유 유류세는 76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부가가치세와 관세 등을 감안하면 90원 가량이 더 부과되고 있다.

7년 전과는 저유가의 원인이 다르다 보니 석유제품 수요 자체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2008년 말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에서 40달러까지 폭락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동반되다 보니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급감했다.

그러나 최근 저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실패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때문으로,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괜찮은 상황에서 석유제품 수요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매년 글로벌 석유제품 평균 수요 증가는 일평균 120만배럴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해는 저유가로 인해 수요 증가분이 일평균 180만∼190만배럴로 3분의 1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다 보니 국내 기름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이달 평균 배럴당 53.74달러로 2008년 12월(38.93달러)에 비해 14달러 가량 높게 형성돼 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2008년에 비해 지금이 유리한 요소 중 하나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일정기간 변동이 없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20% 하락하면 정유사 공급가격에는 20% 만큼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

이달 평균 환율은 1천164.80원으로 2008년 12월(1천368.80원)에 비해 15% 가량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기름값이 떨어질 여지가 있는 셈이다.

정유업계는 국제 석유제품 가격과 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2008년 말에 비해 현재 주유소 기름값은 ℓ당 60원 정도 인상 요인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결국 유류세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 환율 등의 변수를 모두 고려하면 7년 전에 비해 현재 주유소 기름값은 ℓ당 150원 정도 비싸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때보다 130원 가량 오르는데 그쳤다고 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08년 말과 지금 국제유가 수준은 비슷하지만 세금과 국제제품 가격, 환율 등 주요소 휘발유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에 차이가 있다"면서 "실제로는 2008년 대비 150원 가량의 인상요인이 있지만 이보다 낮은 것은 유통비용 등이 감소하고 주유소 마진 등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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