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Nov. 25, 2015 - 09:21
'반도체 굴기(堀起)'를 선언한 중국이 한국 업체들의 독주 영역인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25일 대만 시장조사기관 위츠뷰(Witsview)와 업계에 따르면 10월 글로벌 시장의 TV 패널 출하량에서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은 늘어나고 한국 업체들은 줄어드는 추세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패널 평균판매단가(ASP)의 하락에도 아랑곳없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물량 공세를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디스플레이 업체인 차이나스타(CSOT)는 10월에만 250만장의 패널을 출하하면서 약진해 글로벌 업계 순위 5위로 진입했다.
그동안 톱5 안에 굳건히 버텨온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를 단숨에 밀어낸 것이다. AUO는 같은 기간 패널 출하량이 전월 대비 5.1% 감소했다.
차이나스타는 새로운 8.5세대(Gen 8.5) 생산라인을 가동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 끌어올렸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 1위 BOE는 32인치 TV 패널 출하량을 14%나 늘리면서 성장세를 유지했다. 10월 월간 350만장의 패널을 출하했다.
점유율 1~2위로 선두권을 지키고 있는 한국 업체들의 출하량은 뚝 떨어졌다.
(Yonhap)
삼성디스플레이는 10월 TV 패널 출하량을 20%나 줄여야 했다. 위츠뷰는 최대 고객인 삼성전자[005930]가 '전략적 이유'에서 패널 납품 오더를 줄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장세는 확연히 둔화됐다.
LG디스플레이[034220]도 10월 공급량이 전월보다 10.2%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월 평균 460만~470만장의 패널 출하량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TV 제조사들이 내년 2월 중국 구정 시즌에 대비해 신규 모델 론칭용 패널 주문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월 글로벌 TV 패널 출하량은 최근 6개월 사이에 처음으로 5% 이상 감소했고 9월과 비교해서도 6.3% 줄었다. 전반적으로 디스플레이 시장 상황은 매우 좋지 않은 편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중앙·지방 정부의 지원을 동시에 받고 있어 지속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것"이라며 "중국은 자국에서 제조하는 TV 패널의 80%를 자국산으로 채우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IHS 전망에 따르면 평판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삼성과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 합계는 2010년 절반에 가까운 46%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3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반대로 중국 양대 업체인 BOE와 차이나스타의 점유율 합계는 2010년까지는 통계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지만 2018년에는 21%까지 치고 올라올 것으로 점쳐졌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한국 업체들은 올레드(OLED) 기술력과 고부가가치 패널 양산으로 맞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066570]와 함께 올레드 진영을 구축해 LCD(액정표시장치) 라인 중심인 중국 업체들을 상대로 맞불을 놓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중심의 올레드 진영에는 파나소닉 등 일본 업체들이 가세했고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등 중국 TV 업체들도 일부 합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노후화된 LCD 생산설비인 L5라인을 폐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이미 올레드 라인으로 특화한 상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러나 대형 LCD 패널의 경우 후속 라인에 설비를 보완 증설하는 방향으로 양산 체제를 지속할 방침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