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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의 굴욕…중국시장서 6년만에 토종업체에 추월당해

By KH디지털2
Published : Oct. 29, 2015 - 08:56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6년만에 현지 업체에 추월당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에 밀려났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거센 추격을 당하고 있다.

◇ 현대차, 중국서 창안차에 밀려 6위…기아차 15위 그쳐

29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 내 업체별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베이징현대)는 5위권 밖으로 밀려나 6위에 그쳤다. 현대차를 끌어내리고 5위에 오른 업체는 중국 토종 기업인 창안자동차다.

현대차가 중국 기업보다 뒤처진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현대차가 72만4천705대로 창안자동차(80만9천397대)보다 8만4천692대 적었다.

현대차의 현지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2013년과 지난해 상하이GM, 상하이GM우링, 상하이폴크스바겐, 이치폴크스바겐 등의 외국계 회사에 이어 5위를 달렸으며 창안자동차는 6위였다.

2013년에 현대차는 창안자동차(82만2천124대)보다 20만8천581대 많은 103만705대를 팔았다. 그러다 2014년에는 격차가 14만6천688대로 좁혀졌다가 올해 역전된 것이다.

지난해 10위 업체였던 기아차 현지법인은 올해 1∼9월 판매량이 39만5천771대로 15위에 그쳤다. 중국 업체로는 창청자동차가 10위에 진입했고 길리자동차는 14위였다.

현대차는 지난달 모델별 판매 순위 톱 10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현대차 랑동(아반떼)은 1만9천709대로 12위에 그쳤다.

반면, 창청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하발 H6는 3만528대가 팔려 4위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9월 112만7천361대를 팔아 작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11.4% 감소했고 중국 내 점유율은 10.5%에서 한자릿수 대인 8.8%로 떨어졌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40.9%로 작년 동기보다 3.3% 포인트 올라갔다.

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은 중국 로컬 브랜드의 부상 배경에 대해 "가격은 많이 싸지고 품질이나 안전도 등은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의 신형 투싼은 15만위안 이상이지만 중국 로컬업체의 SUV는 6∼7만 위안으로 2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Yonhap)


또 배기량 1.6ℓ인 현대차 랑동의 공식가격은 10만5천800위안으로 도요타의 코롤라(10만7천800위안)와 비슷하지만 치루이 E3(5만2천900위안)나 BYD L3(5만4천900위안)의 2배 수준이다.

조 실장은 "현대차 가격은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 중국업체 차량의 가격은 갈수록 내려가 차이가 벌어졌다"면서 "현대차는 공장 가동률이 100% 이상이어서 굳이 가격을 떨어뜨릴 이유가 없었다. 로컬 기업은 가동률 50%도 안 되는 곳이 수두룩해 가격을 낮춰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가 생산한 차량의 품질도 대폭 향상됐다. J.D. 파워에 따르면 판매 후 3개월 된 차량 100대에서 발생하는 문제 발생 건수는 2000년 834건에서 2013년 155건으로 떨어졌다.

중국 로컬업체들은 중국 중소도시 등지에서 판매가 급증하는 SUV를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업체의 1∼9월 SUV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82.0% 증가했다.

판매 감소세인 세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춘 현대·기아차는 SUV 성장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올해 중국 SUV 판매 상위 10위권에 현대·기아차 브랜드는 하나도 없지만 창청, 창안 등의 중국 업체 차량은 1위인 하발 H6를 비롯해 6종이나 있다.

조 실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미지는 중국 브랜드보다는 좋지만 일본, 유럽, 미국업체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면서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급감하다 9월에 감소폭이 줄었는데 일부 모델의 가격을 낮춘 것도 한 요인이다. 지속적으로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형 SUV 등 신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어 반도체·디스플레이도 위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2011년 이후 1위를 달리다 지난해 3분기에 토종업체 샤오미에 정상을 내준 데 이어 올해 2분기에는 점유율이 한자릿수대인 9%로 떨어져 5위로 추락했다.

1, 2위는 중국 업체 샤오미와 화웨이가 각각 차지했으며 애플이 3위였고 중국 비보가 삼성을 밀어내고 4위에 올랐다.

3분기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보다 무려 81% 성장한 화웨이가 샤오미를 따돌리고 정상을 차지했다.

화웨이는 올해 2분기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에서도 3위로 부상해 1위 삼성을 위협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한국 업체들의 생산기지에 불과했던 중국 업체들은 이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경쟁자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국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1위인 삼성전자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미국 낸드플래시 업체 샌디스크를 간접 인수한 중국 칭화유니그룹(쯔광그룹)은 삼성전자가 압도적 점유율을 자랑하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 진입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샌디스크는 올해 2분기 SSD 시장 점유율 3위로 추격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 시장은 올해 130억 달러 규모로 2019년에는 200억 달러를 돌파하며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들은 TV와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LCD 패널의 생산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BOE 등 중국 4개사가 2018년까지 7개의 대규모 LCD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중국 업체는 생산량에서 한국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글로벌 TV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20.5%)와 LG디스플레이(19.4%)가 나란히 1, 2위를 달렸지만 바로 뒤의 대만 이노룩스와 중국 BOE에 추격당하고 있다. 중소형 LCD 패널 시장은 이미 중국이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014∼2016년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했으며 1천200억 위안(2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며 '반도체 굴기(堀起)'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로 맞서고 있다. 올 들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은 잇따라 총 7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선제적 투자와 기술 혁신이 있어야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고 기업들이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철 산업연구원 실장은 "연구개발을 통해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카피하기 전에 치고 빠지는 형태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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