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blished : Oct. 13, 2015 - 15:13
검은 복면 차림으로 외국인 인질을 잇따라 참수해 악명이 높은 이슬람국가(IS)의 영국 출신 대원 '지하디 존'이 인질들에게 탱고를 추자고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 등에 따르면 IS에 인질로 잡혔다가 몸값을 지불하고 풀려난 덴마크인 사진작가 다니엘 라이 오토센(26)은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지하디 존'으로 불리는 IS대원 무함마드 엠와지와 함께 강제로 탱고를 췄다.
지금까지 4건의 IS인질 참수 동영상에 등장한 엠와지는 인질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행위를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센은 자신이 감방에 들어가자 엠와지가 "춤출래"라고 물은 뒤 자신을 안고 함께 탱고를 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토센은 "눈이 마주치면 더 많이 때리기 때문에 춤을 추는 동안 계속 바닥만 바라봤다"면서 "고개를 숙이고 팔만 올린 채였다"고 말했다.
(Yonhap)
오토센은 엠와지가 그를 안고 감방을 돌며 춤을 추다가 갑자기 바닥에 내팽개치고 발로 차고 구타한 뒤 펜치로 "코를 자르겠다"고 협박했다면서 "그가 감방에서 나가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고 말했다.
오토센은 IS에 인질로 잡힌 뒤 한 달 동안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스파이로 의심받아 시리아 북부 알레포의 한 감방에서 IS대원들로부터 모진 고문을 당했다.
오토센은 "IS대원들은 고문을 아주 잘했다"면서 "한계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토센은 IS대원들이 머리 위로 손을 묶은 채로 24시간동안 천장에 매달아 놓기도 했다면서 고문을 피하려고 자살까지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오토센은 가족들이 IS에 몸값을 지불해 작년 6월 풀려났다. 그와 감방을 같이 썼던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는 엠와지에 의해 참수당했다.
엠와지는 미국인과 영국인에 이어 일본인 인질을 참수하는 동영상에 연달아 등장해 악명을 얻었다.
엠와지는 쿠웨이트에서 태어나 6살에 가족과 런던으로 이주한 20대 영국인 청년이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학을 나온 성실하고 예의 바른 학생이었으나 이슬람교도에 대한 영국 당국의 부당한 대우에 분개해 급진주의자로 전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