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다음 창업주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또 한번 모험에 나섰다. 다음과 카카오를 합병해 국내에서는 네어버를, 아시아 시장에서는 라인, 위챗과 단숨에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다음 창업주이며 최대주주인 이재웅 전 대표는 경영권을, 김 의장은 회사 이름 순서를 양보했다.
카카오톡을 품에 안은 새 회사 ‘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다. 김 의장의 지분은 합병 후에도 약 30%선을 유지한다. 반면 카카오를 합병한 다음 이재웅 창업주의 지분은 5~6%대로 내려간다. 이 창업주 입장에서는 1995년 창업해 한메일로 한 때 대한민국 대표 포털 자리에 우뚝 섰던 정든 회사를 창업 7년이 채 안된 신생 벤처 기업에게 내주는 셈이다.
이 전 대표의 이런 결단에는 20살 다음에게 새로운 생명력이 절실하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대한민국 대표 이메일이던 한메일의 영광과 함께 인터넷을 호령했던 다음은 어느 덧 그 자리를 후발주자 네이버에 내주고 말았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 개막과 함께 마이피플이라는 메신저 앱으로 부활을 노렸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 사이 네이버는 더 달아났고, 구글 같은 외국 업체의 공습도 점차 거세져 갔다. 매출은 수년 째 4000~5000억원에서 정체됐다. 만년 2인자 자리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던 이 창업주는 다음에게 새 날개를 달아줘야 했고, 모바일 인터넷 시대 국민 메신저를 넘어 국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은 가장 적합한 상대였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게도 다음은 카카오의 더 큰 도약을 위한 필수 선택이다. 카카오는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도래한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발빠르게 대응, 네이트온이나 MSN메신저 등을 제치고 카카오톡을 단숨에 국민 메신저로 만들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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