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
지금으로부터 약 138억년 전 대폭발(Big Bang) 직후 지금과 같은 우주가 생긴 과정인 '우주 인플레이션'(cosmic inflation)에 대한 직접 증거가 사상 최초로 발견됐다.
이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 중 하나로 꼽힐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대폭발 직후 극히 짧은 순간에 우주가 빛보다 더 빠르게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면서 지금과 같이 평탄하고 균일한 우주가 형성됐다는 '인플레이션(급팽창) 이론'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사례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17일(현지시간) 전세계에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남극에 설치된 일종의 망원경인 '바이셉2'(BICEP2)라는 관측 장비를 이용한 분석 결과다.
바이셉2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자들은 우주 배경 복사(cosmic background radiationㆍ宇宙背景輻射)의 편광 상태를 분석해 이런 데이터를 얻었다.
우주 배경 복사란 우주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는 초단파 영역의 전자기파로,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시초인 '대폭발'의 가장 중요한 증거 중 하나다.
연구자들은 우주 배경 복사의 편광 성분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초기 우주 급팽창의 흔적인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패턴을 발견했다.
중력에 따른 파동인 중력파는 퍼져 나가면서 시공간에 뒤틀림을 일으키는데, 이런 뒤틀림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에 특별한 패턴이 생기는 것을 탐지했다는 것이다.
연구단장인 존 코백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부교수는 "이 신호를 탐지하는 것은 오늘날 우주론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라며 "수많은 사람의 엄청난 노력으로 이 지점까지 도달했다"고 발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대폭발 후 '1억분의 1억분의 1억분의 1억분의 1초'보다 더 짧은 시간에 '1억배의 1억배의 1만배' 내지 '1억배의 1억배의 1억배의 1백만배'로 커지는 급팽창을 겪었다.
그 후로도 우주가 계속 매우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나, 급팽창 시기에 비해서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당시 급팽창의 흔적은 중력파의 형태로 우주 전체에 퍼져 나갔고, 나중에 이것이 우주 전체를 가득 채운 '빛의 물결'인 우주 배경 복사에 특정한 패턴을 남겼는데, 이 패턴을 탐지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 이번 실험의 요지다.
이 중력파 패턴은 현재 망원경으로 관찰이 가능한 가장 오래된 시점인 대폭발 후 38만년께 새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때는 대폭발 후 시간이 꽤 흘러서 우주 전체의 평균 온도가 현재의 태양 표면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지고, 물질이 플라스마 상태가 아니라 원자핵과 전자가 결합한 중성 원자 상태로 존재할 수 있게 된 시점이다.
이때부터 빛의 입자인 '광자'가 물질과 반응하는 빈도가 확연히 떨어졌고, 빛이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우주를 통과할 수 있어 우주가 '투명'해졌기 때문에 우주 배경 복사의 패턴이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을 위해 온도가 낮고 대기에 습기가 없고 안정된 최적의 여건을 갖춘 남극에서 하늘 전체의 약 1∼5도, 다시 말해 보름달 지름의 2∼10배에 이르는 부분을 관측한 후 데이터를 3년간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이 패턴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상관계수는 r=0.2로, 오차범위는 플러스 0.07, 마이너스 0.05이다. 신뢰수준은 5.9 시그마(σ)다. 이는 사회과학이나 여론조사 등에서 널리 쓰이는 2σ(95.4% 신뢰수준에 해당) 기준보다는 훨씬 엄격한 것으로, 증명의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자연과학에서도 5σ 정도면 통상적으로 '확실하다'고 받아들여진다.
BICEP2 연구에 참여한 미네소타대의 클렘 프라이크 교수는 "건초 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은 작업이었는데, 찾고 보니 바늘이 아니라 쇠지렛대(처럼 큰 물건)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지난주부터 이번 기자회견을 널리 예고했으나 "'중대 발견'(major discovery)을 발표할 예정"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발표 직전까지 비밀을 유지해 왔다.
이날 발표를 전후해 센터 홈페이지는 전세계에서 접속이 폭주하면서 장애 상태에 빠졌으며, 트위터, 페이스북, 과학 관련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도 관련 토론이 넘쳐 났다.
아비 로엡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왜 존재하게 되었는가?'라든지 '우주는 어떻게 시작됐는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폭발 직후 초기 우주가 급팽창했다는 증거일 뿐만 아니라, 언제 이런 급팽창이 일어났고 어느 정도로 강력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
Major discovery bolsters Big Bang theory of universe
Waves of gravity that rippled through space right after the Big Bang have been detected for the first time, in a landmark discovery for understanding how the universe was born, US scientists said Monday.
The waves are evidence of a rapid growth spurt 14 billion years ago, and provide a long-awaited answer to the last untested element of Albert Einstein's nearly century-old theory of general relativity.
The "first direct evidence of cosmic inflation" was announced by experts at the 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The discovery was made with the help of a telescope, stationed at the South Pole, that measures the oldest light in the universe.
If confirmed by other experts, some said the work could be a contender for the Nobel Prize.
The waves that move through space and time have been described as the "first tremors of the Big Bang."
Their detection confirms an integral connection between Einstein's theory of general relativity and the stranger conceptual realm of quantum mechanics.
"Detecting this signal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goals in cosmology today. A lot of work by a lot of people has led up to this point," said John Kovac, leader of the BICEP2 collaboration at the Harvard-Smithsonian Center for Astrophysics.
The telescope's location at the South Pole "is the closest you can get to space and still be on the ground," said Kovac.
"It's one of the driest and clearest locations on Earth, perfect for observing the faint microwaves from the Big Bang."
The telescope targeted a specific area of sky known as the "Southern Hole"
outside the galaxy where there is little dust or extra galactic material to interfere with what humans could see with the potent sky-peering tool.
By observing the cosmic microwave background, or a faint glow left over from the Big Bang, small fluctuations gave scientists new clues about the conditions in the early universe.
The gravitational waves rippled through the universe 380,000 years after the Big Bang, and these images were captured by the telescope.
"It's mind-boggling to go looking for something like this and actually find it," Clem Pryke, associate professor at the University of Minnesota, told reporters at an event in Boston to announce the findings.
Rumors of a major discovery began to circulate Friday, when the press conference was first announced.
However, scientists said they spent three years analyzing their data to rule out any errors.
"This has been like looking for a needle in a haystack, but instead we found a crowbar," said Pryke.
Harvard theorist Avi Loeb said the findings provide "new insights into some of our most basic questions: Why do we exist? How did the universe begin?
"These results are not only a smoking gun for inflation, they also tell us when inflation took place and how powerful the process was," Loeb said.
According to theoretical physicist Alan Guth, who proposed the idea of inflation in 1980, described the latest study as "definitely worthy of a Nobel Prize."
"This is a totally new, independent piece of cosmological evidence that the inflationary picture fits together," Guth, of the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was quoted as telling the journal Nature. (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