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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차, 소금물로 가는 ‘해상’ 모빌리티 선보인다...내년에 시제품 생산

Jan. 27, 2022 - 13:06 By Kim Byung-wook

트리마란 요트 (유튜브 캡쳐)


현대자동차가 지상을 넘어 해상으로 닻을 올렸다. 소금물로 작동하는 ‘해상’ 모빌리티 플랫폼을 2023년까지 협력사들과 함께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경영진 최고위층까지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자사의 수소연료전지가 탑재된 15-20 미터 길이의 요트를 개발 중이다. 해당 요트는 ‘트리마란’ 형태로, 중앙 선체 양옆으로 더 작은 선체 두 개가 연결되어 있다. 각 선체가 바닷물을 수소로 분해하면, 내부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가 전기를 생산하고, 프로펠러가 돌아가며 요트를 구동한다.

바닷물에서 수소를 추출할 때 필요한 전력은 돛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와 선체에 부착된 두 대의 수직형 풍력 발전기가 공급한다. 대당 가격은 45억이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코리아헤럴드와 만나 해당 프로젝트는 “현대차 상용디자인실장 하학수 상무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또한 “컨테이너를 실으면 컨테이너선, 승객을 실으면 여객선, 쓰레기 처리 시스템을 설치하면 쓰레기 처리선이 될 수 있으며 뭘 올리냐에 따라 용도가 달라진다”라며 “현대차가 해상 모빌리티 플랫폼의 ‘표준화’를 노리고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하학수 상무는 지난 9월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자율주행 기반의 운송 수단인 트레일러 드론을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트레일러 드론은 수소연료전지 및 완전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된 2대의 '이-보기(e-Bogie)'위에 트레일러가 얹혀져 있는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이며 1회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도록 개발 중에 있다. 하학수 상무의 모빌리티 플랫폼 구상이 해상까지 적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근해안에 수천척이 넘는 20-30년된 노후 디젤 엔진 선박들이 많은데, 손도 못 댈 정도로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대체하기 위한 수요는 많지만 (현대차가) 얼마나 (자사의 해상 모빌리티 플랫폼을) 경제적으로 생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흐름이 전기차로 넘어갔고 수소 승용차 넥소는 인프라 구축 측면에서 ‘가성비’가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소 트럭, 수소 트램, 수소 선박 시장을 노리는게 방향이 맞다”고 덧붙였다. 

현재 수소 선박이 상용화되지 않은 이유는 경제성 뿐만 아니라 기술적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수소 선박은 전기차 보다 수백 배에 달하는 공기저항을 받기 때문에 전력을 대용량으로, 끊임없이, 안정적으로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대용량의 수소연료전지와 이를 보조할 배터리를 구축하면 자기장의 범위 또한 넓어져 수선 선박 내 부품, 예컨대 센서와 반도체의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코리아헤럴드 김병욱 기자 (kb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