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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타려다"...소년 나흘간 초원서 고립

Nov. 26, 2014 - 08:46 By 신용배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16세 소년이 야생마를 타보려다 무려 나흘간이나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말에 매달려 초원을 떠돌다 구조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카자흐 서부도시 악토베 인근 마무르 마을에 사는 목동 집안의 아들 두랏  무르 자갈리예프는 지난 9일 잡아온 야생마를 한번 길들여보기로 마음먹었다.

무르자갈리예프는 야생마에 쉽게 올라탔지만, 곧바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사람의 손을 타보지 않은 이 야생마는 마을에서 벗어나 초원으로 전력 질주했다 . 몇 시간을 달린 야생마는 야생 늑대가 집단 서식하는 초원 한가운데 멈췄다.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초원의 늑대 소굴 근처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소년은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가지고 다니던 끈으로 몸을 말에 묶었다.

소년은 이후 구조대가 그를 발견할 때까지 음식은 물론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고 말에 매달려 지내야 했다. 

무르자갈리예프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가족은 당국에 수색을 요청했고 그는 13일 저녁 집에서 수백 km 떨어진 코스타나이 국경 인근에서 발견됐다.

그를 구조한 코스타나이 국경 수비대는 "야생마가 무작정 도망치는 바람에 수비 대 차량의 엔진을 끄고 야생마가 가까이 오기를 한참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며 구 조 당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구조 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무르자갈리예프는 지역의 영웅이 됐다고 텡그리 뉴스 등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겨울철이면 기온이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카자흐스탄의 초원에서 식량과 식수도 없이 길을 잃었던 목동이 살아 돌아온 일은 이 지역 영웅 무용담에나 나올법 한 일이기 때문이다.

마무르 마을의 지역 자치장인 메이르칸 두안베코프는 "무르자갈리예프는 야생마 가 지치지 않도록 말에서 내려 가끔 걷기도 하고 풀도 먹이며 버텼다"며 "그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에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설의 영웅처럼 행동했다"며 무르자갈리예프를 치켜세웠다. (연합)